일본계 금융 진단
배신의 아이콘…위기 때마다 자금회수
1997년 자본유출 방아쇠·2008년 만기연장 거부…일본계은행 자산 축소 움직임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키로 한 가운데 수출규제 여파가 금융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계 금융회사의 자금회수 전력과 일본계 서민금융회사(최대주주 국적 기준)가 국내 서민금융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팍스넷뉴스는 일본계 금융회사의 현황과 일본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진단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일본계 은행은 배신의 아이콘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최다 채권자로서 자금을 회수하면서 국제 자본유출의 촉발 계기로 작용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자금회수 전력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비중이 많이 줄어 영향력은 미미해졌지만 외은 지점을 중심으로 대출금을 줄이고 있어 자산 축소 가능성이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일본계 은행의 한국 관련 자산 규모는 563억달러(2018년 기준)로 국내은행 총자산(2조2602억달러)의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본 내의 한국 자산이 154억7000만달러이고 이를 제외하면 한국 관련 자산이 298억1700만달러다. 


부문별로는 비은행 부문 자산이 412억7400만달러로 전체 자산의 73.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공부문과 은행 부문이 84억1700만달러, 65억7800만달러로 각각 15.0%, 11.7%로 나타나 은행보다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의 비중이 절대적임을 알수 있다.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2006년부터 50%를 넘어섰다.


비중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일본계 은행은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자금회수를 시도한 전력이 있다. 먼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최다 채권자로서 자금을 회수했다. 1997년 한국 관련 자산에서 일본계 은행의 비중은 27%(212.9억달러)로 최다 채권자였다. 일본계 은행의 비중은 1994년에는 40%에 달했다. 미국이나 프랑스계, 독일계 자금의 비중이 미미했을 당시 일본계 은행은 한국의 외화자금을 좌지우지하는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자료: BIS Consolidated Banking Statistics,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그런 상황에서 일본계 은행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발하자 자금회수에 나섰다. 일본계 은행의 자금회수는 글로벌 자본의 유출을 촉발시켰다. 그 이후 일본계 은행의 비중은 계속 줄어들어 2006년에는 7.4%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강태수 선임연구위원은 "일본계 은행의 자금회수가 국제 자본유출의 촉발 계기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일본계 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자금을 회수해 국내 외화자금 시장을 악화시켰다. 이 같은 비중 축소로 인해 일본계 은행의 국내 비중은 2007년에는 11%로 떨어졌다.


한 국책금융기관 관계자는 "2007년 말 일본계 은행이 사전 통보도 없이 만기 연장에 난색을 표하면서 외화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일본계 은행의 한국 내 비중은 2015년 다시금 20%대로 회복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서는 자산 축소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미즈호은행, MUFG, 미쓰이스미토모 등은 외화대출금을 줄이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외화대출금은 2017년 423억원에서 2018년 결산에서는 373억원으로 줄었다. 2016년 당시 외화대출금이 63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MUFG의 외화대출금도 2017년 302억원에서 195억원으로 감소했고, 미쓰이스미토모 역시 2015년 302억원에서 2018년 결산에서는 14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즈호은행이 최근 현대차 관계사의 대출금 만기 연장을 하는 등 자금 회수 등의 이상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일본계 은행의 위상이 높았기 때문에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채권자였다"면서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는 채권자로서의 지위보다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관계가 강해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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