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전트
부진한 주가에 '폭탄'된 CB
②라임운용 200억 CB 투자, 보통주 전환시 최대주주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자금을 유치한 코스닥 기업들이 좀비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자 당사자들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기에 이르렀다. 팍스넷뉴스는 좀비기업이라는 낙인을 얻은 코스닥 상장사 11곳의 자금조달 과정과 현재 상황, 미래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에너전트의 전환사채(CB)가 계속해서 리픽싱(전환가액 재조정) 되고 있다. 에너전트 주가가 CB 발행 이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환되지 않은 CB들은 아직 만기까지 여유가 있다. 그럼에도 에너전트로서는 CB의 상환 부담 및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를 막기 위해서 주가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200억원어치 CB의 경우 리픽싱 한도가 설정돼있지 않아 전환가능한 주식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현재 에너전트의 미상환 CB는 약 470억원어치(권면총액 기준)이다. 내년 3월에 84억원어치 CB의 만기가 도래하며 나머지 사채의 만기는 1~2년 이상 남아있다.


84억원어치 CB(12회차)는 2017년 3월 스톤브릿지유니온, 세콰이어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발행됐었다. 당시 전환가액은 3593원으로 리픽싱 한도는 발행가액의 70%인 2516원으로 설정됐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리픽싱 마지노선인 2516원까지 조정된 상태다. 현재 에너전트의 주가는 850원 안팎에서 움직인다. 전환가액에도 크게 못미치는 셈이다. 주가가 사채 만기 이전에 반등하지 못한다면 에너전트는 12회차 CB 상환에 대비해야 한다.


다른 CB의 경우 만기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사채의 규모가 크다. 지난해 2월과 8월 발행한 각각 142억원어치(13회차), 200억원어치(15회차) CB가 있으며, 올 2월에도 100억원어치(16회차) CB를 발행했다.


13회차와 16회차 CB는 발행 당시 설정된 전환가액의 70%로 리픽싱 한도가 설정돼있다. 12회차 CB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리픽싱 한도를 밑돌고 있어 전환가액은 크게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다.



반면 15회차 CB(200억원어치)는 리픽싱 한도가 없기 때문에 액면가인 500원까지 전환가액이 내려갈 수 있다. 해당 CB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전량 매입했다. 만기는 5년이며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됐다. 낮게 설정된 금리를 볼 때, 라임자산운용은 보통주 전환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리픽싱 한도가 없는 에너전트 CB를 가진 라임자산운용으로선 주가 하락에도 상대적으로 느긋할 수 있다. 발행 당시 2896원이었던 전환가액은 현재 882원까지 낮아졌다. 전환가능 주식수는 약 2268만주로 현재 상장된 주식의 47.98%에 달한다.


만약 라임자산운용이 주식 전환을 택한다면 언제든지 최대주주에 등극할 수 있다. 현재 에너전트의 최대주주인 젬백스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은 약 1228만주로 지분율은 27.61%다. 여기에 젬백스는 리픽싱 한도에 도달한 100억원 CB를 보유 중인데, 이를 보통주 642만주로 전환하더라도 주식 합계가 2000만주에 못 미친다.


때로는 메자닌(mezzanine) 투자에서 주가 하락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환가액은 한 번 낮아지면 다시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투자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주가가 반등하게 되면 더 큰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라임자산운용이 에너전트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오버행이 불가피하다. 라임자산운용의 지분율이 워낙 높아져 장내매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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