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미얀마 고가도로 사업 ‘한중일 3파전’
팀코리아 꾸려 수주 총력전…JICA 앞세운 일본, 저가공세 중국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미얀마 고가도로 사업을 놓고 한국과 일본, 중국의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 5곳에 정부가 직접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를 앞세운 일본과 저가공세를 예고하는 중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얀마 건설부는 오는 10월 양곤 고가도로 1단계 건설사업에 대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사전심사(PQ) 성격의 입찰을 실시해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필리핀, 태국, 미얀마, 유럽 등 12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럽 컨소시엄은 본입찰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현재로선 한국, 중국, 일본의 3파전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곤 고가도로 1단계 건설사업은 미얀마의 첫 국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로 국제금융공사(IFC)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사업규모는 12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양곤시내에 내부 순환도로를 건설하고 30년간 유료 운영하는 사업이다. 총 구간은 47.5km이며 이중 1단계로 27km를 우선 건설할 예정이다. 재정이 부실한 미얀마 정부는 이번 사업을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PPP)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가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EPC(설계, 조달, 시공)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우리나라는 사업 수주를 위해 ‘팀 코리아’를 꾸려 범정부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지난 3월 김현미 장관을 필두로 KIND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들이 미얀마 건설부와 교통부 장관을 만나 우리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 7월에는 한 쪼 미얀마 건설부 장관이 방한해 김현미 장관과 양국의 인프라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7월1일 세종에서 한 쪼(Han Zaw) 미얀마 건설부 장관을 만나 양국의 인프라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KIND는 이번 사업을 아세안 지역 1호 투자사업으로 검토 중이다. 직접투자를 통해 10%초반대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주관사인 GS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이 컨소시엄을 꾸렸다. 모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에 위치한 대형 건설사들이다. 


이들과 함께 자금조달을 책임질 금융회사로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이 거론되고 있다. 수주 후 도로운영은 한국도로공사가 맡을 예정이다.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의 적극성이 가장 돋보인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양곤 고가도로 1단계 건설사업에도 지분 20% 이상을 출자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해외사업에서 큰 손실을 본 이후 GS건설은 해외진출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며 “심지어 임병용 대표가 해외사업에서는 ‘자물쇠’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철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GS건설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이후 해외 진출 전략도 크게 변했다”며 “미얀마를 비롯해 다수의 해외사업에 직접투자도 가능하다는 전향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 3월 이번 사업의 전초전 격인 ‘한국-미얀마 우정의 다리’ 공사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668억원이다. 미얀마의 옛 수도이자 경제 산업 중심지인 양곤과 도시개발계획을 추진 중인 달라 지역을 연결하는 4.3km길이의 도로 및 교량을 만드는 사업이다.


양곤 고가도로 1단계 건설사업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도 일전을 벼르고 있다. 양국은 로힝야족 학살 문제로 서방 국가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미얀마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JICA를 앞세워 오랫동안 미얀마 시장에 기반을 다져왔다는 점이 장점이다. JICA를 통해 만달레이 항구개발에 600억원을 투자했으며 양곤과 만달레이를 잇는 철도 현대화에도 2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1조7000억원을 들여 미얀마 중부 바고 인근의 한타와디 국제공항도 건설하기로 했다.


미얀마를 동남아와 인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는 중국도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저가입찰도 불사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믈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인도양에서 석유를 끌어올 수 있는 770㎞의 송유관을 뚫은데 이어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따라 도로·철도 건설과 경제특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양곤 고가도로 1단계 건설사업의 수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관이 협력하며 수주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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