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록체인하다
커스터디로 ‘출발’ 신종금융상품 개발 ‘목표’
⑤전자지갑 개발 나선 은행, 암호화폐 제도권 진입시 수탁서비스 본격화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09시 30분 유료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대 IT공룡을 중심으로 세력이 커진 핀테크 산업이 기존 금융산업 프레임을 뒤엎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글로벌 금융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금융권을 대상으로 핀테크 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덕에 블록체인도 기회가 생겼다. 핀테크 지원정책 중 하나로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던 올초만해도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투기를 우려해 블록체인을 뒷마루에 두는 듯 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역으로 금융분야가 블록체인 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


내부 시스템 효율 개선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던 국내 은행들이 디지털자산(암호화폐)을 활용한 금융상품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아직 금융정책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한채 제도권 진입을 허용하지 않아 실질적인 암호화폐 기반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데는 제약이 따르지만, 장기적으로 신금융상품 개발 등을 목표로 사전작업에 들어간 모습이다.


눈에 띄는 작업 중 하나는 ‘전자지갑’ 개발이다. 은행이나 제휴 사업자가 지급하는 각종 포인트, 마일리지 등을 한데 모아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위비코인’을 개발, KEB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인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에서 사용가능한 디지털머니 ‘하나머니’를 개발했다. 전자지갑 개발은 물론 향후 하나머니 전용 금융상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LG CNS가 개발하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사용 가능한 암호화폐인 ‘커뮤니티화폐’의 결제은행으로 참여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이후 전자지갑 개발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선보이는 ‘전자지갑’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보관하는 월렛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향후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며, 나아가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데 의미가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월렛(코인보관)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명 탈중앙화 금융서비스인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서비스 구축이 한창이다. 디파이는 스마트 컨트랙트와 암호화폐를 이용한 금융서비스로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에 접목해 코인간 거래와 송금·결제, 담보대출, 이자지급, 파생상품 출시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서비스의 기본은 커스터디(암호화폐 보관, 투자관리)에서 시작된다고 보고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커스터디 서비스를 토대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이 가능해 글로벌투자은행도 암호화폐 커스터디분야에 진출하고 있다”며 “특히 증권형 토큰의 커스터디 서비스는 암호화폐(토큰)의 보관서비스 뿐 아니라 결제와 정산 업무까지 모두 처리 가능한 토탈 자산서비스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블록체인기반 디지털자산 보관 서비스인 ‘모바일금고 서비스’ 개발을 마쳤다. 다만 아직은 은행이 코인을 보유할 수 없어 서비스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은 금리파생상품 중 이자율스왑(IRS) 거래에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도입했다. 이자율 스왑 거래는 거래 당사자들이 상대방보다 유리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서로의 채무에 대한 이자지급 의무를 바꾸는 거래다. 블록체인 기술로 딜 협상, 거래체결, 정보입력, 거래확인, 대사, 자금결제 등 각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불일치를 원천 차단했다.


KB국민은행은 규제박스를 통해 디지털자산 커스터티 서비스를 테스트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 기업 아톰릭스랩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관리 기술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톰릭스랩은 금융, 블록체인 설계, 수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블록체인 전문기업으로 최근에는 차세대 암호 기술을 이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자산 보호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자산 보호기술과 스마트컨트랙트 적용 방안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 등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카사코리아와 함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신탁 수익증권 유통플랫폼’ 도입을 추진한다. 카사코리아는 향후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해 신탁회사가 발행한 부동산신탁 수익증권을 전자증서 형태로 유통하고, 이 전자증서를 활용해 투자자간 상호 거래가 가능한 유통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수익증권 발행 부동산신탁의 인수 ▲블록체인 노드 참여 ▲플랫폼 이용자를 위한 계좌개설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직은 규제탓으로 여전히 내부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수준에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그치고 있지만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상품개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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