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키워드는 생존' 총성 없는 전쟁중인 재계 총수들
현장서 답 찾는 40代 오너십…초격차 등 혁신경영 주문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6시 42분 유료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이 미중무역전쟁, 일본의 무역보복 등 대내외 악재 속 돌파구 마련을 위해 기술혁신, 기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형태로 해법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0대 젊은 리더들이 그룹 전면에 나서 혁신경영에 속도를 올려 나가는 모습이다. 


◆ 공통화두는 '기술력 확보'

지난달 6일 충남 온양 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 오른쪽).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지난달 26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남긴 말이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속에서도, 미래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혁신이 뒤따라야만 새로운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기 직전까지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평택과 기흥, 반도체 유관 사업장인 삼성디스플레이 공장들을 직접 둘러보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전과정을 점검했다. 여름휴가도 뒤로 미루고 지난달에만 4번에 걸쳐 공장을 찾았다. 


그때마다 그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기술 초격차'였다. 초격차만이 거센 외풍에서 생존 가능한 해법이라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이다. 이는 최근 아산사업장에서 언급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그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또 다시 구속 갈림길 위에 서게 되면서 초격차 전략 유지에 흔들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예로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등의 사업은 조 단위의 선제 투자가 필수적인데, 총수 부재 상황이 반복된다면 선제적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 3번째)이 지난 7월 중국을 방문, 현지 사막화 방지 생태복원 활동에 참여했다.


그룹 경영 총괄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기업 혁신 작업과 동시에 글로벌 인재 영입 작업을 병행하며, 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 아래 미래차 경쟁력을 끌어 올려 나가고 있다. 이미 자동차 핵심부품의 경우 90% 가까이 국산화를 일궈냈고, 현재는 차기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에 대한 국산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 공략도 정 수석부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곳이다. 이를 위해 정 수석부회장은 7월 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찾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회동,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또 중국사업 재건을 위해 임직원과 함께 현지 사막화 방지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그만의 방식으로 중국케어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 위기 속 현장 찾는 횟수 늘어


지난달 29일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찾은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이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맨 왼쪽)에게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재계 총수 막내라인인 구광모 LG 회장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한 데 이어 8월엔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찾아 실무자들과 함께 그룹의 미래 R&D 전략을 논의했다. 이는 그룹의 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소재·부품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또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2차전지 등 타 업종으로 보복 공세를 확대할 가능성을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차전지 사업은 LG화학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가파른 시장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찾은 자리에서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활동의 출발점"이라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방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R&D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서려는 중견그룹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20년 건설사업에 정통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선배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 들었다. 건설사업의 성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면세와 레저사업에 항공을 결합,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그림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하면 현재 33위인 재계순위도 20위권 내로 진입 가능해진다. 다만 이종업종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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