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아이티센이 두 달 전에 인수한 쌍용정보통신의 현금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티센은 자회사 자금을 포함해 165억원을 쌍용정보통신 인수·합병(M&A)에 투입했는데, 쌍용정보통신은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90억원을 아이티센 계열사들을 위해 사용한 상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티센은 지난 6월 5일 쌍용정보통신 지분 40%와 경영권을 262억원에 매입했다. 인수 주체는 수피아이티센홀딩스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이었다. 아이티센은 SPC에 30억원을 출자했고, 종속회사인 콤텍시스템의 자금 135억원(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출자금 60억원 포함)도 투입했다. 부족분은 쌍용정보통신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차입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충당했다.
쌍용정보통신 M&A가 끝난지 한 달여가 지난 지난달 31일 보유 정기예금 60억원을 씨플랫폼이라는 법인의 차입을 위한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씨플랫폼은 콤텍시스템이 4월 1일자로 사업부문 일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법인이었다. 쌍용정보통신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아이티센에게는 손자회사에 해당한다.
씨플랫폼은 이달 3일 쌍용정보통신이 제공한 담보를 기반으로 하나은행에서 49억3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통상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이, 담보대출 가운데서는 현금화가 손쉬운 예금담보 대출의 금리가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설 법인에 해당하는 씨플랫폼은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정보통신은 아이티센이 2018년 무렵부터 추진해 온 과천 신사옥 건립 자금도 제공했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토지 분담금 30억원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통해 납부키로 한 것이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달 30일 대금을 납부했으나, 행정 절차가 미뤄지는 바람에 10%를 제외한 27억원을 돌려받은 상태다. 이 27억원은 오는 11월 2일 납부키로 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올 1분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314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이티센 입장에서는 262억원을 들여 40%의 지분만 확보하면 해당 현금에 대한 사용 권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쌍용정보통신 M&A는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심지어 쌍용정보통신 지분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키는 등의 노력으로 165억원(종속회사 출자금 포함)밖에 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투입 재원 대비 2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금융투자(IB) 업계 관계자는 "쌍용정보통신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소유였던 까닭에 재무 상태는 좋은 반면, 비주력 포트폴리오로 간주돼 시가 대비 큰 프리미엄을 지급하지 않고서도 인수할 수 있었던 곳"이라며 "아이티센처럼 자금 수요가 많은 기업 입장에서는 대단히 활용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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