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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현대산업개발의 색다른 시도…‘Agile’ 조직개편

팍스넷뉴스 2019.01.02 17:02 댓글 0

인프라·주택본부 없애고 토탈서비스 제공 초점…시행착오도 발생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국내 건설사로는 보기 드문 색다른 조직개편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건설사 조직은 사업 성격에 따라 토목(인프라), 플랜트, 건축(주택), 해외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경영관리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본부가 수주 및 시공, 운영까지 모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은 물론, 업무에 따라 별도의 조직 구성이 이뤄지기도 한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기존의 건설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매년 조직구성이 변하고 있어 구성원들조차 정확한 개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올해 수주영업본부 신설

현대산업개발 조직구성은 2017년까지만 해도 1부문 3본부 1실 31팀으로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3본부는 경영지원본부와 건설주택사업본부, 인프라환경플랜트사업본부 등으로 구성됐다. 대형 건설사로는 드물게 해외와 플랜트 사업을 거의 하지 않다보니 사업본부가 비교적 단출한 편이었다.

지난해부터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다. 김대철 경영관리부문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옥상옥 조직이었던 경영관리부문이 사라졌다. 3본부는 명칭과 역할이 모두 바뀌었다. 건설주택사업본부와 인프라환경플랜트사업본부가 사라지고 개발운영사업본부와 건설사업본부가 만들어졌다. 경영지원본부는 경영기획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개발운영사업본부는 자체개발사업 발굴과 보유자산의 운영 효율화를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대형 건설사 중 자체개발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실도 1개에서 3개로 늘어났다. 기존 경영혁신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미래혁신실과 건설관리실, 구매조달실이 생겼다.

올해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수주영업본부를 추가하면서 4본부 체제가 됐다. 수주영업본부는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해 고객 친화적인 상품을 제안하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경영기획본부는 일부 기능을 조정하면서 경영관리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실은 건설관리실과 구매조달실이 1년 만에 사라지면서 미래혁신실만 남았다. 미래혁신실은 기술연구와 디지털 혁신 및 디자인·브랜딩 연구를 담당하는 R&D 조직이다.

◆건설사 고질적 문제, 위계질서 해소에도 메스

현대산업개발 조직개편의 핵심은 ‘Agile(민첩한, 재빠른, 유연한)’이다. A본부가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 이후 시공과 운영, 유지보수 등 모든 업무도 담당하게 된다. 과거 수주와 시공, 유지보수 업무를 본부별로 나눠 맡은 것과는 차이가 크다. 회사가 아닌 고객 입장에서 편의를 느낄 수 있도록 A본부에서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를 토탈 서비스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본부간 자연스런 경쟁을 유도한 조직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본부의 구성원들은 조직 내 칸막이를 제거하고 유연하게 소속을 바꿀 수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 A본부에 소속된 인력이 TF를 꾸려 B본부 인력과도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위계질서 해소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보고 체계를 3단계 이하로 최소화했다. 건설업계 최초로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조직의 민첩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건설업계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조직개편은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지만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경영진의 당초 취지와 달리 조직 구성원들의 혼란이 적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2017년 31팀으로 시작한 조직은 지난해 36팀으로 늘어났다가 올해 다시 31팀으로 돌아왔다. 실도 2017년 1개에서 지난해 3개로 늘어났다가 올해 1개로 다시 줄어들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일부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직개편이 현재 진행형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조직구성원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의 조직원들조차 아직까지도 과거의 조직에 더 익숙한 상태”라며 “일부 조직은 애매모호하게 교통정리가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은 해외와 플랜트사업 없이 국내 사업만 진행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것”이라며 “조직개편의 득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건설사 최초로 Agile 조직을 도입하고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조직 문화를 혁신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은 현대산업개발을 영속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philip1681@pax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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