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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동향

산은, 정책금융기관 ‘팔비틀기’ 나섰나

팍스넷뉴스 2018.11.29 14:21 댓글 0

혁신성장 시스템 개발위해 기관별 3억씩 ‘투자 요구’…효용성 논란 가중

[팍스넷뉴스 김세연 기자, 류석 기자] KDB산업은행이 혁신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정책금융기관에 과도한 참여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각 기관별 성과나 주력 추진 분야간 연계성이 적은 사업에 무조건적인 참여가 강요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의 성과를 위해 관련 정책금융기관에 일방적으로 ‘팔비틀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책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혁신성장 정책금융 선도기관인 KDB산업은행은 내년 2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혁신성장 인텔리전스시스템(Innovation Growth Intelligence System)’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혁신성장인텔리전스시스템은 지난해 1월 혁신성장 분야 300여개 품목을 구체화한 ‘혁신성장 공동기준’을 지속 관리하고 정부 의 자금 집행실적 집계와 중장기 사후성과 분석을 위한 통합 플랫폼이다.

산업은행은 시스템이 마련되면 정책금융 지원 현황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중장기적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적 제안이나 자금 집행 계획 수립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한국신용정보원의 입찰을 통해 현대정보기술을 개발사업자로 선정하고 ▲정책금융 통합 DB 구축 ▲데이터 수집 ▲혁신성장금융 모델 개발 및 분석용 플랫폼 구축 등을 지원할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시스템은 내년 1월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2월부터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문제는 개발과정을 둘러싼 ‘자발성’과 ‘효율성’에 있다. 산업은행은 개발중인 시스템이 정책금융기관간 시너지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관별 제반 비용 부담과 관련 정보 제공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기업을 발굴, 지원하는 공통 기준의 지속 관리를 통해 기관별로 혁신성장의 정책금융 지원 실적과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중장기 사후성과도 살펴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총 15억원이 소요되는 개발비용은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신용보증기금,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각각 3억원씩을 분담했다. 기술보증기금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내년 이후로 참여를 미뤄둔 상태다.

시스템 개발에 동참을 요구받은 정책금융기관들은 시스템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최상위 기관인 산업은행의 요구에 마지못해 이뤄지는 사실상 ‘비자발적’ 참여라는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다. 개발중인 시스템은 이들 기관이 주력하고 있는 출자사업 중심의 ‘간접투자’보다 산업은행이 중점 추진해온 ‘직접투자’ 방식의 투자의 경우에서 효과적일 뿐이란 지적이다.

시스템의 핵심인 주요 데이터 수집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스템에는 혁신성장 기준에 포함된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기관의 투자와 관련한 대부분의 정보가 담겨질 예정이다.

정책금융기관들은 펀드 출자사업에 참여하는 유한책임사원(LP)와 운용사(GP)간 정보 공유의 차원을 넘어 혁신성장 분야에 모든 투자 정보를 통합 관리해야한다는 점에서 GP의 무조건적인 참여를 요구하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개별 투자 전반에 걸쳐 LP의 과도한 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혁신성장 분야에 대한 고른 투자를 위해 통합된 정보 시스템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면서도 “산업은행과 같은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에 주력해온 정책금융기관으로서는 기관간 파트너십 구축의 의미외에 별다른 별다른 효용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간접투자에 이어서 시스템이 오히려 장애 요소가 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조직개편을 앞둔 산업은행이 성과위주의 무리한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혁신성장을 주도해온 산업은행이 부행장 인사 등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는만큼 주목할만한 성과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상위 기간인 산업은행의 일방적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성과 마련을 위해 기관별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세연 기자 ehouse@paxnetnews.com
류석 기자 greenlight@pax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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