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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동향

메리츠금융, 백기사로 나설까

팍스넷뉴스 2019.01.25 10:05 댓글 0

[위기의 한진그룹] 최근 형제간 화해설…한진칼 지분 매입시 경영권 방어 수월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메리츠금융이 국민연금과 KCGI(이하 강성부펀드)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나설 수 있을까.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형제의 난’으로 장기간 불화를 겪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딜 리뷰’ 회의에 대한항공 마크가 새겨진 생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형제간 화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매주 수요일 최종투자여부를 결정하는 ‘딜 리뷰’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사장, 부사장, 최고리스크책임자(CRO), 법무팀장, 투자·심사 담당자 등 10여명이 참석한다.

한진가(家) 2세들은 사이가 좋지 못하다. 2002년 창업주인 고 조중훈 전 회장 타계한 뒤 그의 유언에 따라 대한항공(조양호 회장), 한진중공업(조남호 회장), 한진해운(고 조수호 회장), 메리츠금융(조정호 회장)으로 계열 분리하는 과정에서 감정싸움이 벌어졌다. 유언장의 진위여부를 두고 법정분쟁을 벌이는 등 수년간 유산분배 문제로 형제들이 대립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은 해외 출장 시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오르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 마크가 새겨진 생수를 메리츠 측에 반입한 것을 두고 형제가 화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두 형제가 화해했다면 한진그룹은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메리츠금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지원할 경우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에 힘이 실리게 된다. 조양호 회장 일가는 한진칼 주식 458만7235주(7.75%)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메리츠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화재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3년간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6년 6600억원에서 지난해(3분기 누적 기준) 1조600억원으로 4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18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메리츠금융이 한진그룹 지원에 나설 경우 강성부펀드는 정기 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강성부펀드 측에서 이러한 점을 우려해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메리츠 측에 (한진그룹을) 도와주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성부펀드는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한진칼의 3월 주주총회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해임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사 해임안건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정원의 3분의2 이상 찬성이 요구된다. 한진그룹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4.3%의 지분이 필요하다.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28.7%다.

강성부펀드는 지난해 말 한진칼의 지분 10.81%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라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한 3대주주 국민연금과 연대할 경우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국민연금과의 연합으로 여타 기관투자가들의 합류도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 23일 열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예상과 달리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행사에 반대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그간 ‘정부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던 점을 고려할 때 내달 초 열릴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공정경제추진전략회의에서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강성부펀드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사외이사에 대해서도 조양호 회장 일가와 표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석태수 사장(사내이사)과 조현덕·김종준 사외이사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이사의 신규선임은 보통결의 사항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 이상 찬성과 출석 정원의 과반수 찬성이 요구된다.

한편 메리츠금융은 한진그룹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두 형제가) 갈라선지 너무 오래됐다”며 “한진그룹 지분매입 계획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pax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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