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사다리 확인 좋아, 사다리 확인 좋아, 사다리 확인 좋아"
선박을 만드는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외치는 주문이다. 안전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작업자들끼리 주고받는 신호다.
HD현대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는 기술교육원을 찾는 교육생은 한명도 빠짐없이 이 주문을 외쳐야 한다.
지난 4일 방문한 울산 동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의 기술교육원에는 수십명의 교육생들이 안전 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배를 만드는 일이 꽤 험하지만, 교육생 중에서는 젊은 여성들도 있었다.
현재 조선업은 이례적인 수주 호황에도 배를 만들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극심한 인력난의 해법으로 기술교육원을 제시했다.
기술교육원은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숙련공을 육성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 기술을 배운 교육생들은 실제 조선소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기술교육원은 지난 1972년 세워진 훈련원을 전신으로 한다.
기자도 안전 교육에 참여했다. 실제 작업자들이 착용하는 안전모 등 보호 장비를 단단히 동여맸다. 추락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그네식 안전벨트 체험을 했다. 바닥으로부터 발이 1m 이상 떨어지자 긴장감이 돌아 어깨에 맨 보호 장비를 꽉 잡아야 했다. 바닥으로 쿵 떨어질 때는 외마디 비명도 나온다.
이어 사다리를 오르는 체험을 했다. 실제 작업 현장에 있다고 가정하며 진지하게 교육에 임했다. 두 발과 최소 한 팔 이상 사다리에 닿아야 하는 '3타 점'을 유지하며 사다리를 탔다. 현장에선 물건을 손에 든 채 사다리를 타면 위험하다. 물건이 담긴 양동이에 줄을 달고, 꼭대기에 오른 후 양동이를 끌어올리도록 교육을 받았다.
안전 체험 후 용접 실습장을 찾았다. 50명의 교육생들이 불꽃을 튀기며 용접 교육을 받고 있었다. 한달 가량의 용접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수동, 반자동, 자동 3종류의 용접기가 있었는데, 자동용접기의 경우 수동용접기로 작업할 때 보다 5배 이상의 능률을 낼 수 있다. 10여명의 전문 강사가 교육을 실시하며, 교육생이 많아 벅찰 때는 직원들도 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전문 테크니션 과정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소요된다. 전문 테크니션 과정을 밟는 동안 스마트 선박 기술도 배울 수 있다. 기술교육원은 올해 총 1010명의 교육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외국인도 적극 모집하기로 했다.
기술교육원장을 맡고 있는 신영균 수석매니저는 "2015년까지는 연간 약 1500명 정도씩 선발했다"라며 "작년에는 교육생 580명도 겨우 채웠는데 올해는 수주도 많고 건조도 많아 연수생 목표를 1000명으로 잡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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