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국내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금융사들이 체계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글로벌 OCIO 사업자들의 전략을 참고해 다가올 OCIO '1000조 시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0일 '해외 금융회사의 OCIO 추진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OCIO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규모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 니즈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이 체계적인 준비를 해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CIO란 기관, 기업, 연기금 등 자산운용과 관련된 업무를 외부 전문가(운용사‧증권사 등)가 위탁받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32조원 수준인 국내 OCIO 시장은 향후 10년간 8배 급성장해 1000조원 문 턱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 제도 개선과 더불어 민간기업의 사내유보금 증가로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4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으로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사업장의 적립금 운용위원회 설치와 적립금 운용 계획서(IPS) 설치가 의무화된다. 또 중소기업에서도 퇴직연금 기금제도가 도입되는 것도 호재다. 아울러 민간기업의 사내유보금이 지난해 1000조원을 넘어선 것도 국내 OCIO 수요 확대를 불러올 요인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OCIO 시장 전망에 맞춰 금융사들이 다양한 역량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OCIO 선진국인 미국의 금융회사 전략을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미국의 탑5'(머서‧러셀 인베스트먼트‧골드만삭스‧에이온‧블랙록) OCIO 사업자들은 ▲퇴직연금 컨설팅 전문성 활용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구축 ▲원스탑 투자솔루션 제공 등의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머서(Mercer)는 퇴직연금 컨설팅 역량을 OCIO 사업으로 확장해 업계 선두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관련 위탁운용 니즈가 크다는 점에 착안해 이에 특화된 OCIO 솔루션(Mercer Wise 401K)을 개발했다. 또 지난 2018년 8월에는 퇴직연금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컨설팅사 2곳(파빌리온‧서밋)을 인수했다.

또한 재간접 전문운용사인 러셀인베스트먼트(Russell Investment)는 멀티매니저 스타일 운용의 강점을 살렸다. 우수한 펀드매니저를 리서치해 멀티매니저 운용 방식으로 OCIO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외에도 블랙록(BlackRock)은 자체 포트폴리오 관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분석 뿐 아니라 OCIO 운용 결과 보고까지 하나의 시스템에서 해결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제고했다.

보고서는 "국내 OCIO 사업자들은 단기적으로는 현재 수요가 많은 포트폴리오 운용 역량을 키우는 한편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 특화나 종합투자솔루션 제공 등 차별화 요소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