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군사훈련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위험도도 높지만,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시뮬레이터로 이를 대체하면 안전과 생산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자동차 자율주행을 위한 시험 평가부터 국방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XR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상장 후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XR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겠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통해 "이노시뮬레이션은 다양한 사업 경험과 납품실적을 바탕으로 고객과 신뢰 관계를 구축했고 꾸준한 외형 성장에 성공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고 2025년에는 매출 671억원을 거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회사다. 실제 환경과 유사한 가상현실을 만들어 군사훈련·주행시험 등에 활용하는 XR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교통안전 시뮬레이터를 개발, 상용화에 성공하며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7년 KTX 산천 고속철도 시뮬레이터 사업 수주에 성공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도 시뮬레이터를 개발·납품했다. 또, 인도네시아 경찰청에 시뮬레이터 100여대를 수출하며 해외에도 진출했다. 현재 이노시뮬레이션이 XR 가상훈련시스템을 수출하는 국가는 전 세계 20여개국에 달한다.

이처럼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기술력이 지목된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1년부터 부설 연구소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전체 직원(88명) 중 78%(69명)를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해 전문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도 나이스평가정보와 나이스디앤비로부터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조 대표는 "XR 시뮬레이션 제품과 산업 특성상 설계도면 등 고객의 기술 자산에 대한 취급·접근이 필요해 이들과 깊은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핵심기술 내재화로 경험지식을 쌓은 덕분에 국내 XR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전방산업 성장과 함께 상장 후 실적 개선,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내 방산업체들의 제품 수출이 이어지면서 이노시뮬레이션도 매출성장 수혜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회사는 K-9 자주포·K계열 전차 전술훈련 시뮬레이터를 각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에 공급한 상태다.

그간 특정 프로젝트 수주 중심으로 이뤄졌던 사업 구조는 제품 매출 중심으로 전환해 회사 이익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117억~135억원) 역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고도화 개발과 스마트 트레이닝 사업확대를 위한 R&D, 운영 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확대가 진행되는 올해, 이노시뮬레이션의 연결기준 매출액이 279억원을 넘어서고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5억원을 거둔 상태다. 영업적자는 7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2020~2022년)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35%에 달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환율 등 변수로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그는 "국내외 XR 시장이 고속성장단계에 진입했고 급격한 기술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핵심인재 확보 및 기술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XR 솔루션의 압도적 기술 격차 유지와 사업모델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 XR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노시뮬레이션은 이날부터 이틀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 주식은 9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3000~1만5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017억~1173억원으로 일반 공모청약은 27~28일 진행한다. 코스닥상장 예정일은 내달 6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