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포스코플로우가 신용평가사에 처음으로 장기 신용등급 평가를 의뢰했다. 지난해 그룹의 물류업을 양수하면서 회사가 갑자기 커지자, 현 상황에서 회사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대외신인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급 신용등급을 받아 등급 체력도 나쁘지 않다. 단기 금융상품 운용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자금조달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플로우는 최근 한국기업평가에 기업신용등급 평가를 의뢰했다. 장기 신용등급 평가는 처음이다.
회사의 뿌리는 'CTS(대량화물 유통체제) 사업'이다. 국내외 발전소, 시멘트사 등이 사용하는 석탄 및 원료를 보관해 뒀다가 고객사가 필요할 때 원료를 원하는 곳에 운반해주는 사업이다. 포항, 광양에 보유한 항만인프라, 야드 등을 활용해 하역, 보관, 가공 등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다 작년 포스코로부터 물류업을 넘겨 받으면서 그룹의 물류 일감을 모두 포스코플로우가 담당하게 됐다. CTS 사업에서 2자 물류업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연매출 1000억원대 기업에서 2조원대 기업으로 뛰었다. 자산 규모도 2021년 말 2462억원에서 4746억원으로 배로 뛰었다.
회사 규모가 갑자기 커지면서 대외 신인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데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 신용평가사를 찾아 신용등급을 의뢰한 이유다.
포스코플로우 관계자는 "작년 외형이 커지면서 자체 신용등급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하기 위해 의뢰했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플로우의 신용등급을 'A+'로,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같은 'A'급 신용도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개 첫 평가시 'BBB' 등급을 받는 것과 달리 포스코플로우는 양호한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우량한 신용도의 기업들은 유리한 비용 조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포스코플로우는 같은 A급 회사들의 금리 조건을 확인하는 용도로 획득한 신용등급을 활용할 전망이다.
그간 포스코플로우는 무차입 기조를 유지했다. 계열사를 고객으로 뒀다는 강점 때문에 꾸준히 현금이 유입돼 그동안 외부 차입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실제 작년 국내 매출액의 90% 이상은 계열사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둔 수익이다.
작년 건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 취득에 사용한 현금은 24억원이었다. 작년 영업창출로 현금 423억원이 유입됐으며, 단기 금융상품을 매각해 513억원을 현금화했다. 이처럼 영업창출 현금과 단기 금융상품을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자본적지출(CAPEX)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당장 외부 차입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향후에는 자금 소요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플로우를 평가한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 물류 시스템 개발과 태금역 철송기지 구축 계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외에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투자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라며 "꾸준히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투자시 일부 외부 차입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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