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10년 만에 시공능력평가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자체개발사업 확대로 단기간에 회복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업성이 우량한 자체사업 다수가 궤도에 오르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올해 도급사업 신규 수주가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음에도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HDC현산은 시공능력평가액 3조7013억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평가액이 전년(4조9160억원) 대비 24.7% 감소하며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호반건설에 밀려 지난해 10위에서 한계단 내려앉았다. HDC현산이 10위 아래로 밀려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시공능력평가액 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능력평가액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HDC현산의 공사실적평가액은 지난해 1조9403억원에서 올해 1조8210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전체 10위를 지켰다. 반면 경영능력평가액(1조2159억원)은 전년(2조1615억원) 대비 43.7% 감소하며 평가순위는 지난해 9위에서 올해 13위로 내려왔다. 기술능력평가액(4043억원)과 신인도평가액(2601억원) 역시 각각 16위, 17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HDC현산의 평가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아파트 붕괴사고 여파가 전 부문에 걸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서이다. 특히 회사의 지난 3년간 연결 총차입금은 2020년 1조7949억원에서 지난해 2조6024억원으로 45% 증가했다. 부채비율 역시 123%에서 152.8%로 상승해 경영능력평가액 감소의 원인이 됐다.

올해 신규수주 역시 부진하며 공사실적평가액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HDC현산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액을 2조5315억원을 설정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신규수주액은 4129억원원에 그쳐 목표치의 20%만 달성했다. 연간 수주잔고는 2021년 33조6348억원에서 지난해 31조6430억원으로 7년 만에 감소했다.

다만 HDC현산이 단기간에 10대 건설사 위치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고개를 든다. 회사가 디벨로퍼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현재 수익성 높은 대규모 자체개발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이다.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C노선을 비롯한 교통호재를 품은 광운대역 인근 14만8166㎡ 부지에 최고 49층 높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3150세대)와 호텔, 사무실, 쇼핑센터 등 복합시설을 조성한다. 사업비는 2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용산철도부지 개발사업(5000억원) ▲공릉역세권 개발사업(2000억원) ▲청라의료복합타운 개발사업(2조4000억원)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2조1600억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 중 용지의 장부금액 역시 1조997억원으로 전년(5065억원)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부채비율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자체개발사업 확대를 진행 중인 만큼 당장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내려갔어도 반등할 동력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아파트 붕괴사고 관련 행정처분 등 변수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