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조광ILI와 대유에 대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들 종목들은 최대주주인 김우동 조광ILI 대표가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실질심사에 넘겨졌다. 이후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와 이의 신청 절차가 남았지만 거래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심위는 전날 조광ILI와 대유에 대해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로 심의했다고 공시했다. 이 두 회사는 지난 4월 26일 '현 대표이사(김우동)의 배임혐의설'이 불거지며 거래가 정지됐다. 이어 검찰이 김 대표를 배임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김 대표가 조광ILI와 대유를 통해 앤디포스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각각 17억여원, 20억여원의 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허위공시를 통한 시세조종 혐의(사기적부정거래)도 받는다.

현행 규정상 상장폐지는 3단계로 구성된다. 실질심사 대상 결정 후 기심위에서 첫번째 판단을 받고,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상장폐지 및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판단받는다. 이 결과에 대해 기업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 다시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기심위 판단은 상장폐지 1단계에 해당한다.

문제는 배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거래재개 판단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개선기간 부여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조광ILI 지분 13.4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지분 24.80%를 가지고 있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경영권 지분에 설정된 주식담보 대출을 대부분 상환했다.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것으로 예상된다. 

조광ILI는 대유 지분 22.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조광ILI는 산업용 벨브를 만드는 회사다. 대유는 비료 및 질소 화합물 제조 회사다. 조광ILI와 대유는 각각 앤디포스 지분을 각각 4.42%, 17.64% 보유했다. 이중 앤디포스의 경우 다른 계열사와 함께 거래가 정지됐었다가 지난 6월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거래가 재개됐다.

김 대표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거래재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최대주주 적격성이 문제될 경우 회사를 매각해야만 거래재개가 가능하다. 특히 대유는 지난 6월 기존에 발행한 70억원 규모 2회차 전환사채(CB) 기한이익 상실이 발생하며 이를 만기전 상환했다. 거래정지에 따라 증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회사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선 소액주주들도 있다. 대유 소액주주 77명은 공동보유약정을 통해 지분 5.19%를 모으고 소액주주운동을 전개 중이다. 이들은 SNS를 통해 소액주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형식적 상장폐지 외에는 대부분 개선기간을 부여한다"며 "(김 대표에 대한)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 만큼 향후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