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루닛이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오는 2033년 매출액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약 140억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10년 후 어림잡아 1000배 가까이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기존 사업외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단 입장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비전 2030'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10년 후 매출 10조원 달성 및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루닛은 기존 AI솔루션 사업 경쟁력 강화 외에도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사업 진출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추후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신약개발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유망한 신약개발 후보 물질에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기술이전 등으로 연결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이날 서 대표는 우선적으로 플랫폼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자사가 AI를 활용해 암 정복에 나서고 있지만, 완전한 정복을 위해선 기술력은 물론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입장이다. 암 정복을 위해 현재 단순 특정 데이터만 활용하는데 그치는 게 아닌 다양한 접근 방법이 요구되고 있단 얘기다. 이를 위해 검진센터는 물론 병원 등 각각의 데이터들을 통합해 연결하는 게 중요하고, 생태계 구축에 따른 AI의 코어를 강화해 암 진단 등 효율적인 검진이 가능토록 하겠단 복안이다.

서 대표는 이와 함께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충분한 사업 시너지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을 서칭하고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계획이 실현될 경우 현재 적자상태인 루닛의 수익성 또한 획기적인 반전을 이뤄낼 것이란 게 서 대표의 입장이다. 서 대표는 국내 일부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일찍이 '루닛 스코프'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상태라면서 올 3분기부터 확연히 늘어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루닛의 비전이 쉽게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존 사업은 물론 새로운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더라도 매출 10조원·영업이익 5조원이라는 수치가 큰 부담으로 남는단 이유에서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만 보더라도 루닛의 영업손실액은 5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57억원)보다 악화된 상태다. 같은기간 109% 증가한 매출액이 139억원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서 대표는 "일단 오는 2025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실적 비전과 관련해 아직 세밀한 타임라인 같은 것은 정해지진 않았다. 변수가 많은 만큼 내년에 뭐하고, 내후년에 뭐하고 이런 것은 없다"면서 "그런데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체적으로 달성하겠다는 게 아니라 인수합병이 됐든 뭐든 인오가닉한 성장 전략을 통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합병의 경우 구체적으로 결정된 기업이나 진전을 보인데 따라 언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현재 기준으로 공개할 수 있는 점은 플랫폼 사업관련 외국회사 정도란 점"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루닛은 2013년 딥러닝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2014년부터 의료영상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의료 인공지능(AI)기업이다.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 등을 주력 사업으로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