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국내를 중심으로 호텔·리조트사업을 전개해왔던 아난티가 해외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나섰다. 첫 진출지역으로 낙점한 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주항로 교차로인 만큼 인근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기 용이한데다 최근 가파른 관광산업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에선 싱가포르는 이미 선제적으로 진출한 동종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아난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한 안착이 쉽지많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난티는 최근 부산 '발라쥬 드 아난티' 개장 준비로 잠시 중단됐던 싱가포르 진출을 다시 재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만규 아닌티 대표는 올해 7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9월부터 싱가포르 진출 준비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작년 11월 싱가포르 투자전문회사인 LBP(Life Bridge Partners)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아난티는 차별화된 호텔과 리조트 브랜딩과 운영방식을 제공하고 LBP가 현지 투자와 부동산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아난티가 첫 해외 진출지로 싱가포르를 택했단 점이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주요 항로 교차로인 만큼 향후 아시아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사는 싱가포르를 발판으로 인근 국가와 일본까지 사업영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관광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코로나19)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결정에 한몫 거들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싱가포르 방문 외국인 수는 290만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분기(470만명)와 비교했을 때 62% 수준까지 회복했다. 나아가 싱가포르 관광청은 올해 방문 외국인 수는 1200만~1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면서 내년까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벽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아난티의 싱가포르 진출에 우려의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현재 싱가폴 내 개장이 예정된 호텔 수만 5000개가 넘을 만큼 관광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아난티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싱가포르 내 포진해 있는 수많은 동종기업들 중 우위를 선점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관광산업 성장률이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자들도 많이 진출해 있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에 개장 예정인 호텔 객실 수만 총 5124개에 이르는 등 이미 포화 상태"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호텔신라나 롯데호텔 등이 최근 싱가포르가 아닌 베트남을 해외 진출지로 낙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싱가포르 관광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쉽잖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난티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리조트 개발·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싱가포르가 주요 항로 교차로인 만큼 이를 교두보 삼아 향후 아시아와 일본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