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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꽃 ‘해외송금’, 韓은 찬밥
조아라 기자
2019.01.24 10:41:00
[블록샌드①]17일 시행 규제 샌드박스, 블록체인 진영 ‘촉각’

[편집자주] 지난 17일 시행된 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블록체인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빙하기에 접어든 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체 중 유일하게 신청한 '모인'이 규제 샌드박스에 적용된다면, 많은 스타트업들이 핀테크 혁명을 꿈꿀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가 블록체인 진영의 희망이 될지, 신기루에 불과할지 진단해봤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직장인 A씨는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에게 100만원을 보내려고 점심시간을 쪼개 은행을 찾았다. 시간은 없는데 작성해야 할 서류는 끝이 없다. 서류 심사도 받아야 한다. 내야 할 수수료는 왜 이렇게 많은지. 송금수수료, 환전수수료, 국제전산망 전신료, 중개수수료, 환전수수료, 수취수수료까지 무려 6종류다. 언제 돈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아들은 닷새 만에 돈을 받았다.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 돈을 보낼 수 있는 IT 세상에서. 해외송금은 50년 전 그대로다.


◆50년 묵은 스위프트 탈피하는 스타트업


A씨가 보낸 돈은 스위프트(SWIFT)라는 국제 전산망을 통한다. 1973년에 설립된 국제은행간 통신협회인 스위프트는 사실상 독점형태로 국제 송금업을 지배해왔다. 전형적인 ‘중앙화’구조다. 스위프트망은 여러 중개은행에 걸쳐져 있다. 절차가 많아 시간도 오래 걸린다. 돈을 보내는데 빨라야 3일이다.


블록체인 해외송금 업체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레밋의 안찬수 대표는 “스위프트가 시스템 개선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중개 은행을 생략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해 구조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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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가이자 '넥스트머니'의 저자 이용재 작가는 ▲IT 기술의 발달 ▲e-commerce 활성화 ▲저렴한 수수료의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 등장 ▲간편한 국내 송금 서비스에 길들여진 고객들의 높아진 서비스 기대치에 주목했다. 이 작가는 “해외결제 시장의 판도 자체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스위프트망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탈(脫)스위프트 시도가 있었지만 송금기간 단축은 실패했다. 씨티은행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뱅크는 중개 은행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수료만 절감했다.


2017년 7월 외국환거래법이 바뀌면서 해외송금이 국내 자동이체만큼 간편해졌다. 비금융권도 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이 열리면서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블록체인을 선택해 획기적인 변화를 꾀했다. A씨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하면 5분 만에 돈을 보낼 수 있다. 고객 편의가 극대화된 것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편하게’


블록체인 기반 송금은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는다. 과정이 줄어드니 속도가 빨라지고 수수료도 내려간다. 해외송금 블록체인 서비스 스타트업 모인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 송금은 은행 송금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망을 통하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인원트랜스퍼가 활용하고 있는 엑스커런트도 결제와 송금 정보의 중앙 통제 시스템이 없다. 코인원 관계자는 “여러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자유로운 거래와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신세계가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돈의 흐름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렉트와 거래 기록 공개로 안전성과 투명성도 확보했다. ▲견고한 중앙화 조직인 스위프트로부터 벗어나고 ▲투명성을 확보해 실시간으로 돈의 흐름을 확인하며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속도로 편리함까지 보장해 블록체인 기술의 강점이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가는 “해외송금 블록체인 플랫폼인 리플과 스텔라의 효용성은 은행이 실시한 테스트로 입증됐다”며 “나아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폐의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지면 블록체인이 스위프트망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해외는 '팍팍' VS 한국은 '찔끔'


개정안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국내 해외송금 블록체인 업체가 유니콘을 꿈꾸기에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송금액 연간 3만 달러(약 3300만원), 건당 3000달러 제한이 걸림돌이다. 카카오 뱅크는 송금액 제한이 없다. 사전자료 제출 없이도 5만 달러까지 보낼 수 있다. 정부가 온라인해외송금 핀테크 회사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적어도 카카오뱅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송금한도액을 조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 대표는 “모든 해외송금 스타트업 업체들이 사업 확장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규제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업체인 모인이 송금 한도를 풀어달라며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이유다.


해외송금규모는 국제적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 10월 맥킨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송금규모는 2020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커진다. 세계은행(WB)은 해외송금시장이 매년 4%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 정부는 해외송금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푸는 등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가 꼽힌다. 트랜스퍼와이즈는 이른바 환치기라고 불리는 네팅(Netting) 송금방식을 활용해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했다.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송금방식이다.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는 “한국이라면 트랜스퍼와이즈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의 ‘금융 옥죄기 정책’은 고객 불편을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일정 금액 이상을 보내려는 이용자들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은행을 이용해야 한다”며 “유학하는 자녀에게 등록금도 보내지 못하는 해외송금업체를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사용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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