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일가, 자금동원력 개선됐다
[위기의 한진그룹] 7개월새 한진칼 담보주식수 15.7→7.75%

KCGI(강성부펀드)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금융회사 및 세무서에 맡긴 담보대출 주식수를 7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는 조 회장 일가의 유동성이 꾸준히 개선됐고 유사시 동원 가능한 자금 규모도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조 회장 일가가 강성부펀드와의 주식 매입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8일 팍스넷뉴스가 한진칼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조양호 회장과 일가(조현숙, 이태희,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가 금융회사와 세무서에 담보로 맡긴 한진칼 지분은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7.75%인 것으로 집계됐다.


크게 금융회사(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에 담보대출 목적으로 맡긴 주식 4.29%와 세무서(종로세무서, 용산세무서, 반포세무서)에 연부연납담보로 맡긴 주식 3.49%로 나눠진다. 이는 지난해 5월 11일 기준 주식담보대출 11.1%, 연부연납 4.6% 등 총 15.7%를 담보로 맡긴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중에서도 주식담보대출은 11.1%에서 4.29%로 7%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이 기간 한진칼 주가는 2만원 초반 대에서 1만원 중반대로 하락해 담보물로서의 가치가 오히려 떨어졌다. 조양호 일가가 자신들의 보유자금만으로 담보대출금을 상환했다는 얘기다.


조양호 회장이 500만주(8.45%)에서 150만주(2.54%)로 350만주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조현민씨가 34만주 줄어 20만주(0.35%)가 담보로 묶여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와 조현아씨가 각각 9만주 가량 감소해 43만주(0.31%), 39만주(0.23%)를 담보로 제공했다.



연부연납도 4.6%에서 3.49%로 1.11%포인트 줄었다. 연부연납이란 증여세를 포함한 조세를 장기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는 제도를 말한다.


당초 조원태 대표와 조현아씨, 조현민씨 등이 127만주(2.15%)의 주식을 용산세무서와 반포세무서, 종로세무서에 맡겨 연부연납하다가 지난해 8월말 기한 만료로 담보가 해지됐다. 이후 담보규모를 절반 이상으로 줄여 60만주(1.01%)를 다시 세무서에 담보로 제공했다.


조양호 회장과 조현숙씨, 이태희씨가 종로세무서에 맡긴 연부연납 담보계약은 지난해 5월 시작해 2023년 5월 종료한다. 이들 3명이 제공한 주식 수는 145만주(2.45%)다.


조 회장 일가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호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조 회장 일가는 거래 상대방을 우리은행에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담보대출 주식수를 크게 줄였다. 기존 대출금 중 상당액을 상환했다는 얘기다.


연부연납으로 맡긴 주식수의 감소는 조 회장뿐만 아니라 2세(조원태, 조현아, 조현민)들의 자금사정도 나아졌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연부연납은 금리가 2%도 채 되지 않아 증여세 및 상속세가 부족한 오너 2세들이 자주 사용하는 제도다. 조 회장이 종로세무서에 연부연납 담보로 지급하는 금리는 연 1.69%에 불과하다.


조 회장 일가의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 중 담보로 묶이지 않은 주식은 20.95%로 늘어났다. 조 회장 13.47%, 조 대표 1.33%, 조현민씨 1.58%, 조현아씨 1.21% 등이다. 향후 이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한진칼 혹은 ㈜한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성부펀드의 잇단 공격에도 한진그룹 오너 측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해도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한진그룹 측에서 앞으로 쓸 수 있는 카드도 여러 개 남아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최근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응대할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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