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남두현 기자] 국내 대형 제약사들 가운데 5개 제약사가 연매출 1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1조원대 돌파를 알린데 이어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광동제약도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7년도에는 3개 제약사(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가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한바 있다.

그간 국내 제약사들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신약 품목수와 높은 상품매출(타 제약사 도입 제품) 비중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지적받아 왔다. 하지만 상위 제약사들은 1조원대 매출을 글로벌제약사로 커가는 과정에서의 상징적인 시그널로 보는 만큼 업계의 관심도 크다.

제약사 가운데선 한미약품이 매출 1조160억원으로 가장 먼저 1조원 돌파 소식을 공표했다. 특히 매출의 90%이상이 자체 개발 제품에서 나왔다는데 관심이 쏠렸다.

한미약품의 제품매출 비중은 회계 별도기준, 2016년 67%에서 2017년 70.9%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현재 한미약품 매출 상위 품목은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진통소염제 낙소졸 등으로 모두 자체개발 제품이다.

올해 전이성유방암 대상의 오락솔 3상 임상시험 중간발표를 비롯해,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도 빠르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GC녹십자도 매출 1조3349억원으로 1조클럽에 들어갔다. 영업이익은 4분기 높아진 연구개발비용으로 56억원 적자를 내면서 전년보다 44% 낮아진 502억원을 기록했다.

백신사업의 판매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가운데 올해는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를 필두로 백신사업 부문 실적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제품은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노피 파스퇴르에 이어 2번째로 사전적격심사(PQ) 승인을 획득, 경쟁력을 얻었다.

연초부터 기술이전 소식을 알린 유한양행도 매출 1조원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 후보물질을 기술수출(8823억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얀센바이오텍과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1조4030억)을 체결했다. 이 금액은 단일 신약으로는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허가를 획득한 대웅제약도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나보타는 메디톡스와 휴젤에 앞서 미국허가를 취득하면서 시장선점 효과를 통해 점유율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럽허가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새로운 매출동력을 얻었단 평가다.

아울러 올해는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도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한다.

광동제약의 매출구성은 생수 삼다수가 약 30%, 비타500류가 15%가량으로 제약업계에선 제약사가 아니라는 비아냥도 듣고 있지만, 1조클럽 진입은 안정권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들어 삼다수와 백신사업부 실적이 회복되면서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한편 올해 1조원대 진입이 무산된 한 상위 제약사의 임원은 "2019년에는 1조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출 1조원대 진입을 올해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두고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