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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불모지’ 러시아 개척에 승부수
이상균 기자
2019.03.06 15:48:00
모스크바법인 설립… 플랜트 발주 많지만 美 경제제재가 걸림돌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대림산업이 국내 건설사들에게 불모지나 다름없는 러시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현지법인을 설립해 러시아 현지 대형 발주처를 상대로 수주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시장 개척 상황에 따라 올해 대림산업의 해외수주 목표 달성이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1월말 러시아 모스크바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2014년 2월에 설립한 지사를 5년 만에 법인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대림산업의 26번째 해외법인이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러시아 옴스크에 지사를 설립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대림산업이 해외에 지사 및 법인을 설립한 국가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 내 영업조직 중 해외국가명이 들어간 조직도 플랜트사업본부의 러시아영업팀 한곳 뿐이다.


전세계 32개국에 진출한 대림산업에게 러시아는 여전히 생소한 국가다. 지난 50년간 수주한 공사가 4건에 불과하다. 과거 소련의 ‘철의 장막’이 무너진 이후에도 20년간 교류가 없었다.


첫 스타트를 끊은 공사는 세계적인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발주한 아무르스크 가스 화학단지 기본설계용역 사업이다. 이후 가즈프롬의 자회사 가즈프롬네프트가 발주한 옴스크 정유 공장 현대화 사업 DCC 패키지와 CM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영역을 넓혀갔다. 지난해 옴스크에 지사를 설립한 것도 이들 공사 현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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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관계자는 “수주 금액은 크지 않지만 상세설계와 자재조달, 밴더관리, 서류관리, 공사관리 등 폭넓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설계업무를 맡은 만큼 나중에 시공사 선정 발주가 나올 때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Vysotsk LNG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OMZ-Daelim LLC.를 설립했다. 대림산업이 지분 48%를 보유 중이다. 다만 해당 법인은 수주영업보다는 자재조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지난 1월 설립한 러시아 현지 법인의 위치가 모스크바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 지사로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며 “대형 발주처가 몰려 있는 모스크바에 대림산업이 법인을 설립했다는 것은 향후 수주영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확인 매장량 기준으로 천연가스 세계 1위, 석유 7위의 자원 부국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꾸준한 국가다. 특히 대형 에너지기업들이 노후화된 정유화학 공장의 현대화 프로젝트 발주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트 수주 경험이 풍부한 국내 건설사들에게 호재이지만 그렇다고 러시아 시장이 녹녹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러시아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다. 주요 발주처인 에너지 기업들이 제대대상에 대거 포함돼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이들 기업과 거래를 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저유가로 국가 재정이 넉넉지 못하다보니 시공사가 자금조달까지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예외가 있다. 러시아 기업이 경제제재 대상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발주하는 사업은 제재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제재 대상에서 빠진 대형 사업은 유럽과 일본 건설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진다”며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수주를 노리는 공사가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해외기업의 진출이 쉽지 않은 까다로운 국가”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어려움 탓에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의 러시아 진출 성적표도 별 볼일 없었다. 러시아에 진출한 관계사가 발주한 호텔, 백화점, 공장 건설 등 자체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글로벌 건설사와의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플랜트 사업 수주 경험은 전무하다시피하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과거 대우건설과 풍림산업이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러시아와 미국의 합작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라며 “순수하게 러시아의 대형 에너지 회사가 발주한 플랜트 공사를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보유한 건설사 중에는 사실상 영업활동을 접은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 입장에서도 올해 러시아 등 해외 수주 확대가 절실하다.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액은 2016년 10조 438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으로 10조원에 미달했다. 올해는 신규 수주 목표액을 10조 3000억원으로 설정해 3년 만에 10조원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치를 별도로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해외수주 비중이 15~25%인 것을 감안하면 1조 5000억~2조 5000억원을 해외에서 책임져야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국내 건설사 중 러시아 시장 파악을 비교적 잘하고 있는 곳”이라며 “지난해 플랜트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한 대림산업이 러시아 사업을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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