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7일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금융산업 및 시장의 자율성과 역동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규제 혁신계획을 마련했다.

일단 금융위는 금융기업에 대한 과도한 사전 규제를 폐지하는 대신 사후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련 법령에는 일반 원칙만을 제시하기로 했다. 각 금융 기업들이 자체적인 규제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고령화, 비대면화 등 환경변화에 맞춰 보험업종 종사자에 착용형(wearable, 웨어러블) 기기의 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영상통화를 활용한 설명의무 이행시 비대면 방식의 특정금전신탁 계약 체결도 허용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검사와 규제 방식도 개편된다.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그림자 규제’가 정비되고 금융당국의 검사와 제재 방식도 핵심부문에 대한 취약점을 진단해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변화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39건의 행정지도와 280여건의 모범규준을 전수 점검하고 기업들의 속 필요성을 원점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저인망식으로 이뤄지던 금융회사 검사도 검사 효율성을 제고하고 수검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여기에 준법교육 대체 등 신종 조치 수단이 활성화하고 신사업분야 지원에서 발생된 과실의 경우 면책이나 감경도 적극 고려된다.

금융 소비자를 위한 관행 개선도 예고된다. 금융위는 어려운 용어 사용으로 소비자 분쟁이 이어지는 보험약관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개인 채무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금융회사의 손쉬운 부실채권 매각을 제한하고 무분별한 시효 연장 등 추심관행도 개선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주거래 금융회사를 변경할 때 요구되는 계좌이동 서비스가 저축은행이나 새마을 금고 등 제2금융권까지 확대된다. 연내 신용카드 자동납부 내역을 일괄 확인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필요할 때 해지하거나 다른 카드로 변경하는 ‘카드이동 서비스’도 2020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말에는 소비자가 동의할 경우 은행이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시스템(어카운트인포)으로 고객의 다른 계좌를 조회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대출을 할 때 타은행 계좌잔고 등 자산정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기업회계와 공시제도도 개선한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내 불공정거래를 근절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오는 4월부터 재무제표 심사 제도로 상자사의 감리주기를 단축한다. 회계정보의 신속하고 자발적인 정정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외부감사법에 따라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상장사의 ‘외부감사인 등록제’ 등을 통해 외부 감사인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제고키로 했다.

일부 공시제도도 바뀐다. 금융위는 올해부터는 총자산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에 대해 의무적인 기업지배구조 공시 의무를 부과하고 노동 및 소비자 관련 비재무적(ESG) 정보도 공시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기업의 불리한 정보를 지연 공시하거나 증시 폐장기간에 맞춰 공시하는 이른바 ‘올빼미공시’에 대해서는 관련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고 재공지하도록 했다. 적시성있고 성실한 정보를 전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미공개 정보이용이나 시세조종 등 전통적인 불공정거래는 기존 형벌 부과외에도 과징금 제재를 신설하는 등 엄정한 처벌에 나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