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 3년 전 폐업한 자영업자 A씨는 재기를 꿈꾼다. 소규모 점포를 여는데 필요한 추가 자금은 3억원. A씨는 은행권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에 보증서 발급을 신청했다. 신보 심사를 통과한 A씨는 3억원 중 최저보증요율 0.5%에 해당하는 150만원의 보증료를 내고 보증서를 받았다. A씨는 은행에 보증서를 제출하고 대출신청을 했다. 은행은 보증서를 보고 안심하고 A씨에게 사업자금 3억원을 전액 대출해줬다.

만약 A씨가 대출금을 못 갚아도 은행은 신보를 통해 대출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 신보의 보증비율이 100%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당초 신보와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의 보증비율은 85%다. 이에 따르면 A는 3억원 중 2억5500만원에 한해서만 신보로부터 보증을 받는다.

은행권은 할인된 비용으로 보증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신보에 700억원, 기보에 300억원 총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를 통해 좀처럼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위기의 자영업자들이 비교적 수월하고 안정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은행연합회와 신보, 기보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주요 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일자리기업 등 협약보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25일 신보 대구 본점에서 체결했다.

이같은 협약은 은행권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이다. 금융지원 대상은 일자리창출 기업, 사회적 경제 기업, 자영업자 등이다. 사업 목표는 대출 문턱을 낮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고 국민의 신뢰 증진과 지속가능성을 도모한다는 데 있다.

보증기관이 보증하는 대출 규모는 총 1조4220억원이다. 일자리창출 기업은 6600억원, 사회적경제 기업 1560억원, 자영업자 맞춤형 6000억원 등이다.

‘일자리창출 기업 협약보증’ 지원 대상은 고용창출기업, 유망서비스 기업, 유망창업기업, 혁신성장분야 기업, 우수아이디어 창업기업, 기후·환경산업 영위기업 등이다. ‘사회적경제 기업 협약보증’의 지원대상은 예비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 기업과 소셜벤처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보증료는 심사 결과에 따라 산출되는 보증료에서 0.2%p 차감해 우대 적용한다.

‘자영업자 맞춤형 협약보증’은 자본금 5억원 이내의 영세 자영업자와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매출 감소로 위기에 놓인 데스밸리, 즉 영업 침체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3년 이내 폐업 경험이 있는 재창업 자영업자도 대상이다. 이들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보증비율 우대와 더불어 최저보증료율 0.5%를 일괄 적용한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맞춤형 금융지원으로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혁신성장분야 기업 등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한 자영업자에게 다시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금융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혁신역량이 우수한 일자리창출 기업을 발굴·지원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와 자영업자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도 견인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기보는 이번 협약을 통해 고용창출과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창출기업, 소셜벤처기업과 자영업자 등의 발굴 및 혁신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금융제도 및 지원책을 마련해 국가경제의 근간인 기술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