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맞수’ SK텔레콤과 KT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도 경쟁자로 맞붙게 됐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경영진은 ICT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최근 업계 3위의 디지털 광고업체 인크로스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인크로스 지분 34.6%를 사들이는 데 지난해 영업이익의 4.5%인 535억 원을 투입하기로 이사회 최종 승인도 받았다. 오는 6월 대금납부 절차만 남은 상태다.

SK텔레콤 계열사에 광고분야 기업이 합류하기는 창립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디지털 광고시장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ICT 기술을 접목시켜 미디어 및 커머스 등 사업을 보다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SKT, 인크로스 인수로 KT 나스미디어 추격

SK텔레콤이 새롭게 뛰어든 광고시장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분야로, 앞으로도 5세대(5G) 이동통신 바람을 타고 지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5G 환경에서 고화질 동영상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콘텐츠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 광고 대행사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KT는 이미 음성 이동통신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 시대로 전환되던 2007년 말 260억 원을 들여 나스미디어를 인수해 업계 1위 광고대행사로 성장시켰다. 2016년엔 나스미디어와 공동으로 국내 1위 검색광고 대행사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인수,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굳히는 한편 지난해 나스미디어 태국 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확장도 준비중이다.

나스미디어의 작년 연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66억 원, 249억 원으로 인크로스와 비교하면 2개 지표 모두 약 세 배 가량 앞선다.

이는 나스미디어가 PC디스플레이광고, 검색광고, 모바일광고 등 보다 광범위한 영역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인크로스는 디지털 광고 중에서도 동영상 광고와 앱마켓 '원스토어' 운영대행에 집중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 인크로스, SKT 등에 업고 나스미디어 앞설까

업계에서는 인크로스가 SK텔레콤 지붕 아래 들어온 만큼 앞으로 나스미디어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적으로 SK텔레콤의 IPTV인 Btv 광고와 11번가, 옥수수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SK텔레콤과는 원스토어를 통해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관계라는 점에서 보다 빠른 가시적인 성과도 예상된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인크로스는 동영상 매체 판매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하며 “5G의 킬러 서비스인 초고화질 동영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인크로스의 SK텔레콤 내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크로스의 디지털 미디어랩 경쟁력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머신러닝, 빅데이터 역량과 고도화된 타겟팅 기술력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특히 티맵(T map), T 전화 등을 활용해 앞으로 인크로스를 디지털 광고·마케팅 영역의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제일기획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광고시장 규모는 11조7020억 원으로, 전년대비 4.6% 성장하며 2015년 이후 최대 성장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광고가 일년 새 26.4% 성장했으며, PC와 모바일을 합친 디지털광고 규모 또한 14.4%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 김수민 연구원은 “SK텔레콤의 5G 관련 브랜드 광고 등이 늘어난다면 인크로스 미디어렙 취급고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