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후보 열전
막 오른 경쟁…통매각 관건은 결국 ‘자금력’
[아시아나 인수후보 열전]① 대기업집단 ‘군침’…눈치게임 속 곳간 정비
(사진=뉴시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이제 누가 이 회사를 사갈지에 쏠리고 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금호 측은 인수자가 요구할 경우 분할 매각도 검토하겠다는 조항을 달긴 했지만, 원칙적으로는 자회사를 포함한 통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분리 매각보다는 일괄매각이 회사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여기에 주채권단인 산업은행도 향후 시너지 등을 감안했을 때 통매각이 긍정적이라고 밝히면서,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에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 매각가격 1조 상회…최대 2조 거론


현행 항공법상 국가 기간망인 항공사업에는 외국자본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끔 돼 있기 때문에 결국 통매각시 아시아나항공을 사들일 수 있는 잠재적 인수 후보자는 국내 대기업군으로 압축된다. 시장에서는 SK와 롯데, 신세계, 한화, CJ, 애경, 호반건설 등을 유력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다만 국내 양대 국적항공사 중 한 곳인 아시아나항공이 시장 매물로 나오게 된 배경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무리한 인수합병(M&A)이 깔려 있는 탓에, 채권단 단계에서 승자의 저주에 휩싸일 우려가 있는 기업은 걸러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회사까지 일괄 인수하려면 1조~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약 3조1000억원 수준으로, 여기에 시가총액(약1조5000억원, 18일 종가 기준)을 반영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시장가치(EV)는 약 4조6000억원이다.


KTB투자증권이 제시한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세전영업이익(EBITDA)이 7343억원임을 고려하면, 에비타 멀티플(EV/EBITDA)은 약 6.3배 수준. 만약 인수자가 현재의 EV/EBITDA 6.3배 수준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매수할 경우, 금호산업(지분율 33.47%)에 약 5100억원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또 구주 인수에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5000억원)을 가정하면 인수금액으로 최소 1조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또 과거 해외 항공사 M&A 사례에서 밸류에이션이 많게는 11배까지 적용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금액은 최대 2조원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B투자증권 이한준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인수시 분명히 프리미엄이 존재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정확한 인수가액을 예상하긴 어렵다”면서 “해외 항공 M&A 선례를 볼 때도 인수 가치 측정이 제각각이고, 향후 인수전 분위기에 따라 많게는 수조원의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항공면허 취득의 어려움, 인천공항 포화시점에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밸류에이션의 상승, 보유 운수권 등 무형의 프리미엄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첨언했다.


◆ 10조대 현금부자 SK한화도 8조 여유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관건은 결국 자금조달 능력이 될 전망이다.


SK, 롯데, 신세계, 한화 등 다양한 인수후보가 거론되고 있지만 자금적 측면만 놓고 보면 SK그룹과 한화의 인수가 가장 유력시 된다.


작년 말 기준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37조1284억원, 이중 현금성 자산만 6조7830억원에 달한다. SK㈜를 포함한 18개 상장계열사까지 살펴보면 이들 법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특히 SK는 작년 7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돌았을 당시에도 인수 조회공시를 받았을 정도로 항공사 인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SK는 답변공시를 통해 지분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으나, 비슷한 시기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그룹 최고의결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역시 실탄 측면에서 인수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힌다. 롯데카드 인수를 철회하면서 자금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또 계열사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기 엔진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시너지도 높다.


작년 말 기준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9445억원이다. 7개 상장계열사 보유분까지 합치면 약 8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지난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 발급을 추진하던 에어로케이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가 사업이 반려되면서 항공업 진출에 실패한 이력도 한화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도 면세사업과 항공산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엔 보유하고 있는 실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신세계가 갖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3525억원, 이마트 2836억, 신세계인터내셔날 124억원 등 그룹 내 상장사 7곳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모두 합해도 8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는 애경그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대한항공진에어를 넘어서는 국내 1위 항공사로 도약이 가능해 인수 참여가 유력시 되고 있다. 하지만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5114억원)과 여기에 상장계열사 보유분까지 더해도 9000억원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M&A의 복병으로 호반건설도 지목된다. 이 회사는 2015년 아시아나항공을 염두에 두고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던 기업이다. 현금성자산(5380억원)만 놓고 보면 인수 최소금액의 절반 정도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동자산은 2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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