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올해 초 한 차례 정기인사를 발표했던 에쓰오일(S-Oil)이 최근 임원 교체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최대주주인 아람코가 자신들의 정기인사 시기에 맞춰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주총회를 통해 오스만 대표를 포함한 이사진들을 재선임하면서 정기인사를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한달 만인 지난 4월 30일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새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아람코 출신 인물로, 사내이사로는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Qahtani)를 추천했으며,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지아드 알 무르쉐드(Ziad T.Al-Murshed)를 선임키로 결정했다.

이번 임원 교체의 핵심은 대표이사 변경이다. 사내이사 후보인 후세인 알 카타니가 차기 대표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 에쓰오일은 아람코의 인사발표 시기와 맞물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보통 3년 주기로 본사 및 계열사 임원을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의 대표 변경 주기는 이와 좀 달랐다. 나세르 알 마하셔(Nasser Al-Mahasher) 전 대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략 5년 가까이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현재 대표이사인 오스만 알 감디(Othman Al Ghamdi)는 2016년부터 대표직을 맡았으며 오는 9월 3년을 채우게 된다. 다만 그는 이보다 일찍인 오는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나세르 전 대표에 비하면 더 이른 시기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오스만 대표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성추행 논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스만 대표는 지난 1월 성추행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최근 피해여성과 합의한 점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차기 대표이사 후보인 알카타니 대표 내정자 역시 앞선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아람코 출신 인물이다. 그는 사우디 주바일 항구에 위치한 사스레프(SASREF)의 사장직을 맡고 있다. 사스레프는 사우디 아람코와 미국 셸이 합작해 만든 조인트벤처(JV)다. 그 동안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부터 아람코 출신의 인물을 대표로 영입했다. 나세르 전 대표에 이어 오스만 현 대표 모두 아람코 출신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퇴임을 앞둔 오스만 대표는 예전과 같이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더불어 아람코 주요 계열사인 사스레프의 경영을 총괄하는 인물을 영입하게 돼 회사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 달 주요 임원의 정년퇴임에 따른 대규모 인사이동도 단행됐다. 오랜 기간 에쓰오일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신동열 에쓰오일 부사장의 정년 퇴임으로 주요 임원들의 보직이 변경됐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신 부사장은 지난달 1일부터 그 동안 근무해온 국내영업본부를 떠나 마케팅총괄 보좌역을 맡았다. 이에 영업전략본부장을 맡았던 서정규 에쓰오일 전무가 신 부사장의 뒤를 이어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에쓰오일은 “대표이사 변경, 주요 임원의 정년퇴임 등 올해 초 인사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에쓰오일과 아람코의 정기인사에 따른 일반적인 변경으로 이례적이거나 뜬금없는 발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