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과감한 투자”
남지희 마켓비 대표③ “보상만큼 중요한 것은 존중”
매일 수백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고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연다. 수많은 사람이 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지만 살아남는 사람은 극소수다. 치열한 커머스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거대한 성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커머스의 달인들이 꼽은 ‘내가 성공한 3가지 이유’를 들어본다.


[팍스넷뉴스 IT·창업 칼럼니스트 정진욱 기자] Q.세 번째 이유가 사람에 대한 과감한 투자입니다. 사람에게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건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건데 사람에 대한 대표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앞서 말한 것과 연관이 있는데 제가 사실 사람에 대한 집착이 있어요.(웃음) 뽑을 때 잘 뽑고 한번 뽑았으면 못 나가게 하자, 마켓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절대 먼저 내보내지 말자, 이게 저의 사업 철학이에요. 그래서 마켓비에는 정년이 없어요. 일흔 살이 넘은 분도 현재 마켓비에서 일하고 계세요. 예순이 넘은 분도 많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경력이 쌓이고 경력이 쌓일수록 더 일을 잘하게 되는 데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퇴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또, 회사 때문이 아니라 개인 사정으로 마켓비를 떠나는 분이 생기면 꼭 연락을 유지해요. 그러다 이분들이 다시 구직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재입사를 적극 권하죠. 이렇게 한번 마켓비를 떠났다 돌아오신 분들이 전체 인원의 10%가 될 정도예요. 이분들이 다시 돌아온 이유는 여러 면에서 마켓비가 더 낫기 때문이 아닐까요.(웃음)


Q.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급여입니다. 마켓비의 처우와 복지 수준은 어떤가요.


마켓비가 있는 파주에 유명한 대기업이 있어요. 이 회사 연봉이 대기업 수준에서도 꽤 높은 편인데 저희 연봉이 여기보다 많아요. 동종 업계 평균보다는 급여가 20% 이상 높아요.


회사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도 자주 나가는 편이에요. 업무 실적이 꾸준히 우수한 사람에게는 중대형차를 지원하기도 해요. 물론 보험비, 유료비까지 회사가 책임지고요. 이 밖에 해외여행 지원 제도도 있어요.


Q.직원 처우가 대단한데 이렇게 좋은 대우를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도 사업을 하기 전에 회사 생활을 했었고 회사를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 급여였어요. 사실 마켓비에 일하는 분들 모두가 마켓비가 아니어도 충분히 일할 곳을 찾을 수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이에요.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하려면 충분한 대우가 필수라고 생각해요. 마켓비는 매해 3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이런 성장은 직원들이 만든 성과예요. 당연히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보상을 미루지 않아요. 이번에 잘 했으니 다음 연봉 협상에 반영할게, 이런 게 없어요. 지금 잘했으면 지금 보상해주는 게 좋아요. 입사 후 석 달 만에 좋은 성과를 낸 직원이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연봉을 2배 올려줬어요. 능력 있는 직원인데 회사가 연봉 계약을 잘못했으니 빨리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거죠. 이렇게 센스 있고 정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어요. 그리고 이런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회사의 성장을 만들어내죠. 이런 사람이 10명만 있으면 회사는 잘 될 수밖에 없어요.


Q.가구 회사인데 영상 스튜디오와 다수의 제작 인력을 두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영상팀을 꾸리기 전에 대행사를 통해 영상을 만들었는데 비용이 적지 않았어요. 해외 가구 브랜드 다수가 SNS에서 영상 콘텐츠 노출을 늘리고 있던 때라 아예 내부에 팀을 세팅해 꾸준히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콘텐츠를 단발적으로 뿌리면 폭죽처럼 잠깐 반짝하고 사라지는 광고에 그치지만 쌓이면 브랜딩이 되니까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로 했죠.


그래서 5년 전 파주에 450평 규모의 영상 스튜디오를 마련했어요. 현재 이곳에서 20명의 영상 인력이 근무하고 있죠. 이분들이 생산한 영상을 바탕으로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켓비 유튜브 영상 화면


Q.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꾸린 건데 시설과 인력 투자 비용이 너무 컸던 거 아닌가요.


제가 원래 스케일이 큰 편이에요.(웃음) 일단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제대로 된 인력을 모아야 하잖아요. 당시 모시고 싶은 분이 있었는데 제대로 된 환경도 갖추지 않고 제안을 할 수는 없었어요. 누가 와서 일해도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상팀 모두 정직원에 좋은 대우로 채용했고 장비와 해외 로케도 부족함 없이 지원했어요.


Q.영상팀에 과감한 투자를 한 건 어떤 이점으로 돌아왔나요. 투자 대비 성과가 궁금합니다.


가구 업계에서 콘텐츠는 마켓비가 최고라고 자부해요.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업계의 평가도 비슷해요. 영상에 대한 투자 덕분에 브랜드가 성장했어요. 요즘은 해외에 나가서 관계자를 만나면 마켓비 유튜브 채널부터 소개해요. 유튜브에서 영상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마켓비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가져요.


앞에서 좋은 물건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잖아요. 좋은 물건을 확보한 이후에는 어떻게 잘 파느냐가 관건이죠. 이때 필요한 게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의 감각이에요. 어떻게 포장을 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달라지니까요. 1개도 안 팔리던 제품이 콘텐츠 덕분에 1만 개가 팔리기도 해요. 마켓비 제품 판매 성장을 이끄는 데 영상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원천이 과감한 투자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마켓비 홈페이지 화면


Q.사람에게 투자하는 방법도 중요할 거 같습니다. 대표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경제적 보상과 지원에 대해서만 얘기했는데 사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돈으로만 되는 건 아니에요. 직원이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고 이런 환경은 ‘보상’만큼 ‘존중’이 함께 있어야 해요. 제가 회사를 관둔 이유는 ‘내가 부품처럼 쓰인다’라고 느껴서 이기도 해요. 존중과 관심이 없이 단지 돈을 준다는 이유로 부속품처럼 취급받으면 정말 받은 만큼만 일하려고 할 거예요.


그래서 마켓비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하고 싶은데 회사 때문에 못하는 일이 없어요. 업무와 관련해 본인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게 존중해줘요.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고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느냐도 직원들이 알아서 정해요. 저는 큰 틀에서 방향성만 제시하죠. 이렇게 디테일을 맡기면 알아서 자유롭게 최적의 방법을 찾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직원 간의 인간적인 유대도 생기고요. 이런 자유로움이 직원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지고 이 존중 덕에 마켓비가 가족적이고 끈끈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한편, 마켓비는 2005년 이케아 병행수입 기업 ‘이케아비’로 최초 설립됐다. 2009년 자체 브랜드 ‘마켓비’를 론칭하며 국내 1위 온라인 가구 쇼핑몰이자 자체 브랜드 제조사로 도약했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우수한 디자인을 앞세워 ‘마켓비 국민 서랍장’, ‘마켓비 국민 선반’ 등 메가 히트작을 쏟아내며 2018년 4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혼자서 이케아 병행수입으로 창업해 마켓비를 키워 낸 남지희 대표는 화장품과 아동의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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