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샌드박스, 가계대출 늘릴까
18건 중 5건 대출규제 완화…합리적 대출 견인 기대


[팍스넷뉴스 김세연 기자] 올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에 나선 금융당국이 우선 18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하 특별법) 시행 이후 지정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연착륙을 지속 지원하기 위한 빠른 행보다.


지난 1월 사전신청을 받은 105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중 19건에 대한 우선심사에 나섰던 금융위원회는 혁신성과 이용자 편익을 고려해 총 18건에 대한 규제 특례를 허용키로 했다. 규제 특례가 허용된 혁신금융서비스 18건은 향후 최대 4년간(2+2년) 금융법상 인허가 및 영업행위 등에서 관련 규제의 적용을 유예 또는 면제 받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18건 중 소비자 대출시장 활성화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대출관련 샌드박스를 요청한 곳은 핀다, 비바리퍼블리카, NHN페이코, 핀테크, 핀셋 등 5곳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 2010년 도입된 대출모집인의 1사 전속주의 규제에 대한 특례 인정을 요구했다.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대출 모집인이 1개의 금융회사와만 대출 모집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현행 규준(대출모집인 제도 모범규준 제9조2항)에 예외를 허용해 달라는 것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특례 인정을 통해 소비자들이 여러 금융회사들이 제시한 다양한 대출 조건을 간편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고 협상의 주도권을 가짐에 따라 낮은 금리로 다양한 업권 및 금리대의 대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선심사를 통해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가 과도하게 대출시장 활성화에 주목한 나머지 자칫 확대되어온 가계 대출의 증가세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업종의 다양성을 저해한 규제 완화는 금융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을 뒷받침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과 금융서비스간 융합 시너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규제 완화로 대출 시장이 확대될 경우 가계 대출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공급자 위주의 대출 상품을 소비자 위주로 변화시킬 수 있고 다수 금융사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개 수수료도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소비자 편익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특례가 요구된 규제가 동일할 뿐 실제 요청된 5개사의 혁신서비스는 차별화된 기대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드박스 지정을 심사한 혁신금융심사위원회 관계자도 “지정 심사는 은행, 여전, 보험, 대출 등의 대한 안배가 아니라 특례 인정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과 산업 전반의 혁신성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대를 고려해 이뤄졌다”며 “패스트트랙 형식의 테스트를 통해 시장내 성과와 영향을 선제적으로 경험해보자는 것이 샌드박스의 취지인만큼 소비자 편익이 필요한 대출 분야의 서비스 선정이 확대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샌드박스로 지정으로 당장 대출모집인 제도 모범 규준이 개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2년(최대 4년)간의 테스트를 거쳐 충분한 혁신 성과가 나타나고 소비편익이 증진된다는 시장 평가가 이뤄질 경우에만 시행령 개정이나 유권해석의 적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출 모집과 관련 규준 완화로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합리적 대출이 이뤄지며 가계 대출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주요 5대 은행의 지난달말 가계대출 잔액은 579조5536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원 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택담보 및 개인신용대출이 연초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혁신위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대출조건을 고려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가 합리적 선택에 나서 과도한 대출 확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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