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2일 정례회의를 열어 한국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무 운용기준 위반에 대해 논의한 결과 자본시장법 상의 개인신용공여 금지에 해당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무를 통해 조달한 자금(발행어음)으로 최태원 회장과 총수익스왑(TRS.Total Return Swap) 계약을 맺은 키스아이비제십육차가 발행한 사모사채 1698억원을 2018년 2월28일 매입했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로부터 SK실트론 지분 29%(1299만5000주)를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특수법인이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최태원 회장과 TRS 계약을 체결했다. TRS 거래는 SK실트론 주가와 연동된 총수익을 교환하는 내용이다.

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단기금융업무를 허용하면서 단기금융 업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하고 남은 자금에 대해서도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나 기업금융업무와 관련없는 파생상품 투자를 금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7조의6 제2항 참고).

증선위는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최태원 회장 간의 TRS 계약이 개인에 대한 매수선택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고, 담보 제공을 통해 개인이 신용위험을 전부 부담하며, TRS 계약을 체결한 SPC는 사실상 법인격이 남용되고 있어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가 있다고 판단하여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위반 근거를 들었다.

증선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위원은 신용공여 해석 관련 법령 형식상 지나친 확대해석은 곤란하고 TRS 계약 주체로서 SPC의 존재는 인정되므로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로 보기 어렵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증선위가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최 회장간의 TRS 계약과 관련해 '개인에 대한 매수선택권'과 'SPC의 법인격 남용'을 거론한 것은 최태원 회장의 콜옵션과 임의매각금지권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이 계열회사 KIS Vietnam Securities Corporation(베트남 현지법인)에 미화 3500만달러(399억원)를 대여(기간 : 1년)하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계열회사 신용공여 제한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는 과징금 38억58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이 월별 업무보고서(파생상품 업무보고서)를 제출하면서, CDS, TRS 등 장외파생상품의 중개?주선 거래내역을 누락하는 등 거짓으로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에 대하여는 과태료 4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이 대보유통이 발행할 예정인 사모사채(90억원) 중 6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으나, 30억원을 인수하기로 하였던 DB금융투자가 인수를 거절하자 대신 90억원을 전액 인수한 뒤 대보유통 특수관계인에게 되판 사안에 대해서는 과태료 2750만원을 부과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0월21일 대보유통과 사모사채를 전액 인수한 뒤 그 중 일부를 대보정보통신에 매도하기로 사전약속하고, 2016년 10월26일 대보유통 사모사채 전액 인수하여 같은 날 30억원을 대보정보통신에 매각했다.

증선위는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징계 안건을 지난 4월19일 첫 상정한 이후 금감원과 조치 대상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주요 쟁점사항 논의와 검토에 필요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수차례 논의를 벌였다.

이번 증선위 의결 사항은 차기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된다. 이번 조치 안건은 2018년 5월8일부터 6월2일까지 실시한 금융감독원의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종합검사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