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제일병원 부지 인수 ‘유력’
경영권과 별도로 1300억원에 부지 매각…3년뒤 병원 이전 계획

그동안 난항을 거듭하던 제일병원 인수전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병원 운영권은 기존 주주가 가진 상황에서 묵정동에 위치한 병원 부지만 제3자에게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제일병원은 부지 매각 이후에도 영업을 이어가고 3년 뒤 경기도 고양시 원흥동으로 본사를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제일병원 부지 일괄매각을 추진 중인 제일의료제단은 지난 27일 아시아자산운용이 조성한 부동산펀드를 예비인수자로 선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서울시 중구 묵정동 1-17 외 11개 필지와 제일병원 여성암센터 등 9개 건물이다. 매각가는 1300억원 안팎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 전경(뉴시스 제공)


표면에 드러난 것은 아시아자산운용이지만 이번 인수협상을 주도한 것은 GS리테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제일병원 부지를 개발해 오피스텔과 상가 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부동산펀드에 참가할 투자자들을 물색해 왔고 자체적으로 자금도 출자했다. GS리테일의 올해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803억원이다. 제일병원 부지 인수대금(약 1300억원)에 미치는 못하는 만큼 외부 투자자를 유치한 것이다.


GS리테일은 유통 업체이지만 내부에 부동산 개발전담팀을 두고 대규모 부지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대구MBC 사옥 부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광교신도시에도 오피스텔과 상가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다만 매각 협상이 아직 종료된 것은 아니다.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은 다음달 5일까지 제일병원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서류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조건부 예비인수자(GS리테일)와 수의계약을 체결했지만 이와는 별도로 공개입찰을 한 번 더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스토킹 호스 비드(stalking horse bid)’ 방식이다. 만약 공개입찰을 마감한 뒤에도 매력적인 인수 제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GS리테일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된다.


제일의료제단은 병원 부지를 매각한 뒤, 오너(owner) 일가가 보유 중인 원흥동 부지에 병원건물을 신축해 본거지를 이동시킬 예정이다. 다만 건물 신축에 3년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이 기간 동안에는 기존 묵정동 부지에서 영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제일병원 부지 매각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회생절차에 돌입한 제일의료재단의 경영난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의료재단은 부지 매각대금을 부채 상환 및 신축 병원 건립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부지 매각대금이 제일병원의 경영난을 얼마나 해결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묵정동 부지가 서울 중심가와 가까운 만큼, 최대한 매각가를 높이겠다는 제일의료재단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공개입찰을 추가로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제일병원 부지의 입지조건이 양호해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다”며 “다만 부지가 넓은 지역에 걸쳐 들쭉날쭉 이어져 있어 개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