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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부담’에 불안한 기업들
류세나 기자
2019.05.29 14:31:00
회사 주식 팔고, 계열사 팔고…재원 마련 비상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재계의 세대교체가 활발해지면서 해묵은 논쟁거리였던 고율의 상속세 논란이 여론의 도마 위에 다시 오르고 있다.


부의 대물림과 편법 승계를 막는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 부과로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회사 지분을 내다 팔게 하는 현재의 구조는 기업은 물론 시장에도 충격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행동주의펀드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재계는 물론 학계, 정치권에서도 상속세 재정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편법승계 막으려다 경영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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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재계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 회장 등 두산 오너일가는 최근 그룹 지주사인 ㈜두산 주식 70만주(약 3.84%)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6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번 주식 매각은 지난 3월 타계한 故박용곤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 등에 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작업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오너일가가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서자 ㈜두산 주가도 요동쳤다. 지난 28일 두산은 전거래일 대비 5.1% 빠진 9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29일 현재 역시 전일대비 1%대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 때 9만2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단편적인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 사실이 아니다. 고율로 책정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보유 주식까지 팔아야만 하는 상황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이는 곧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현행 상속세율은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50%로 책정하고, 최대주주 주식을 상속받으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시가의 20~30%를 할증한다. 이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은 65%까지 치솟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8일 상속세제 개선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상속세 최고세율 50%인 상황에서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적용하고 있다”며 “상속받은 주식을 팔아야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는 투기 자본의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기업인들이 기업을 물려주기보다 매각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가업 상속 공제제도가 있긴 하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기업현장에서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을 중심으로 상속세를 완화하는 법안 발의도 잇따르고 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가업승계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공제 대상과 금액 한도를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이현재 의원은 현행 10~50%인 상속세율을 절반 수준인 5~25% 낮추고,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 추 의원은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상속·증여세 제도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특히 실현되지 않은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해 징벌적으로 과세하는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제도’는 실질과세 원칙에 위배되므로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中企 지분은 팔리지도 않아 통매각


실제 상속세 폭탄에 따른 부작용은 현실화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 등 총수일가는 지난해 보유하고 있는 판토스 지분 전량(19.9%)을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하고, 주식을 담보로 대출도 받았다. 이렇게 끌어 모은 현금으로 1차 상속세(1536억원)를 납부했다. 아직 5회차의 상속세 납부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다. 구 회장이 내야하는 상속세는 7200억원이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도 지난해 선친인 故이운형 회장의 세아제강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 1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전액을 납부했다. 그러나 보유하고 있던 세아제강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납부하면서 19.12%였던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4.2%로 떨어졌다.


이우현 OCI 부회장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은 故이수영 회장의 OCI 지분(10.92%)에 대한 상속세 1000억원을 납부하기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 최대주주 자리에서 밀려났다.


상대적으로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은 중견기업들은 아예 회사를 통째로 매각하는 분위기다.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는 상속세에 부담을 느껴 가업승계를 포기하고 신세계에 회사를 매각했다. 밀폐용기 제조기업 락앤락, 콘돔 제조기업 바이오제네틱스(옛 유니더스) 등도 같은 이유로 사모펀드에 지분을 내다 팔았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 원장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26%)으로 인하하고, 최대주주 할증평가도 폐지해야 한다”면서 “증여세 제도를 기업의 사전승계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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