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가 두 개의 항원을 동시에 인식해 단일항체 대비 높은 효능이 기대되는 신약물질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은 뜨겁다. 임상시험 동향 보고서 비콘(Beacon)에 따르면 지난해 면역항암제 분야 이중항체의 임상시험 건수는 2015년 대비 4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중 임상시험 건수 역시 작년 연간 수준에 근접하며 빠르게 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오는 31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석해 신약후보물질 ‘ABL001’ 위암 적응증 연구 결과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다른 이중항체 개발기업과 비교해 1a 임상에서 유사한 효능 대비 높은 안전성이 확인된 데이터 결과를 공개할 것을 알려진다. 또한 추가 파이프라인의 본격적인 임상 돌입에 앞서 임상디자인 등 자문을 위해 50여 곳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2019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도 연이어 참가할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1대1파트너링 미팅을 통해 연구와 사업을 함께 추진할 파트너를 물색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1년 안에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7~8개가 임상 돌입이 예상된다”며 “올 하반기부터 ABL001 외 또 다른 후보물질의 임상진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멥신의 행보다 주목된다. 파멥신은 이중항체 항암제 신약 PMC-001의 임상 진행을 위해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섰다. 투자금은 이중항체 임상과 타니비루맵(TTAC-0001) 임상2상을 비롯한 적응증 확대에 사용된다.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타니비루맵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FDA)로부터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돼 임상2상 완료 후 조건부 출시도 가능한 상황이다.

한미약품 역시 올해 이중항체 관련 임상을 예고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 연구진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는 종양괴사인자인 ‘TNF-알파’와 자가면역체계에 관여하는 인터루킨-17A를 연결한 항암신약으로 오는 4분기에 임상이 진행된다. 한미약품은 펜탐바디를 기반으로 한 3가지 항암제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이중항체도 보유하고 있다.

앱클론과 유한양행은 이중항체 플랫폼인 ‘어피맵(AffiMab)’을 이용한 면역항암제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종근당 역시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저해하는 CKD-702의 전임상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에 임상시험에 진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이중항체 기업들은 지속적인 연구기술 개발외에도 넉넉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성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파멥신의 경우 메자닌(Mezzanine) 투자에 주력하는 자산운용사들 상당수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1000억원의 투자 유치가 무리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가용 운영자금이 1600억원(1분기 기준)에 이른다. 올해 다수의 파이브라인 임상진입이 예고되어 있음에도 재무적 문제가 우려되지 않는 이유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필요에 따라 추가로 자금조달에 나서더라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 기술 중 이중항체는 최근 투자사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은 아이템 중 하나”라며 “주목할만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의 경우 임상 추진과 관련한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