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사조그룹
‘도장깨기’ 나선 주요 식품계열사, 재무부담 가중
[진격의 사조그룹]④ 판매부진에 재고 눈덩이…운전자본 부담 23.6% 증가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식음료 업계에 ‘1+1’과 같은 할인 프로모션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이 대대적 할인정책을 바탕으로 냉동만두에 이어 김치까지 시장을 잠식해나가면서 이른바 1위 업체를 잡는다는 의미의 ‘도장깨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제품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도장깨기에 나설 경우 실적 악화 등 감내해야 할 후폭풍이 적지 않다. 사조그룹 주요 식품계열사가 대표적 사례다.


사조그룹 주요 식품계열사 5개사는 작년 개별기준 2조2178억원의 매출과 8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9% 증가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3.8%로 같은 기간 0.1%포인트 개선됐다.


외형 축소에도 수익성 개선은 원재료 가격인상을 최소한 한 가운데 광고선전비 등 고정비 부담을 크게 줄였던 것이 주요했다. 실제 5개사의 매출원가는 이 기간 1조8496억원으로 0.3% 증가한데 그친 반면 판매관리비는 1956억원으로 17.2%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액)이 96.3%에서 96.1%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회사별로 보면 수익성 개선은 ‘착시’에 불과하다. 2017년 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사조해표가 작년 판매부진으로 운송비와 용역비 등을 크게 줄이면서 흑자전환(125억원)에 성공했던 것이 전체에 미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사조해표를 제외하면 4개 계열사 중 수익 개선에 성공한 곳은 사조씨푸드(158억원→172억원)가 유일했다.


문제는 실적만 악화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수시로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보니 기업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의미하는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아울러 할인 프로모션에도 판매량 자체가 늘지 않고 있다 보니 현금창출력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는 운전자본 구성 항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조그룹 5개 계열사의 운전자본은 작년 4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나 증가했는데, 그 이유가 제품의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자산 급증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5개 계열사는 이 기간 외상으로 들여온 원재료 등을 66억원(1824억원→1891억원) 늘렸다. 하지만 재고자산이 1042억원(3035억원→4077억원) 증가한 까닭에 외상으로 판매한 제품 대금을 185억원(2147억원→1962억원)이나 회수했음에도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늘었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영업을 통해 실제로 유입된 현금인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지난해 101억원으로 전년보다 86.7% 급감했다. 또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818억원으로 같은 기간 2.4% 증가하긴 했지만 영업이익과 마찬가지로 사조해표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만 놓고 보면 660억원으로 18.2% 감소했다.


시장 관계자는 “게맛살과 어묵 등의 원재료 수입국이 한정돼 있는 걸 감안하면 제품생산에 들어간 비용은 경쟁사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품의 판매량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사조그룹이 무리한 할인 프로모션을 연이어 전개했던 것이 (식품계열사들의) 재무지표를 악화시킨 배경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CJ제일제당이 대대적 할인 프로모션으로 재미를 본 이후 상당수 식품기업들이 파이를 늘리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는데 제품력과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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