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후보 열전
분할매각 기대 ↑…주판알 튕기는 기업들
[아시아나 인수후보 열전]② 자금 부담 경감 가능…에어부산·서울 ‘호시탐탐’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분할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를 함께 매각하는 이른바 ‘통매각’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할 매각도 언제든 시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원매자 입장에서 자사 사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자회사인 에어서울(지분율 100%), 에어부산(지분율 44.2%), 아시아나IDT(지분율 76.2%) 등을 선별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통매각과 달리 분리매각으로 진행될 경우 원매자 입장에서는 자금출혈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의 장부가는 각각 600억원, 173억4000만원, 194억8800만원이다. 상장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의 지분가치는 각각 약 2000억원이다.


분할 매각이 이뤄질 경우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일부 인수자들은 시설을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수후보군 중에서는 애경그룹이 눈여겨 볼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에어서울 또는 에어부산을 인수해 외형확장은 물론 다른 LCC와의 격차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규모의 경쟁’에서 다른 LCC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금여력은 충분하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6500억원(지난해 말 기준)이다.


거점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요인이다. LCC업계에서 1위 자리에 올라있는 제주항공은 제주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무안, 대구 등 지방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인천을, 에어부산은 부산과 울산 등 경상남도에 수요기반을 두고 있다. 거점 다변화를 추구하는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요소다.


LCC를 통해 일본,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이용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인수를 통한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이다. 지난달 동남아시아 여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했고, 일본은 5% 늘었다. 에어서울은 일본 13개 노선, 동남아시아 4개 노선 등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공항에 확보한 슬롯도 주요하다. 슬롯은 항공사가 특정 공항에 특정한 날짜, 시각에 출발과 도착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을 말한다. 제주항공은 에어서울을 인수할 경우 이 슬롯을 활용해 사세를 더 확장할 수 있다.


애경그룹과 산업은행의 인연도 주목할 부분이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설립 초기에 경영난을 겪었는데 이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이를 성실히 이행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항공 자회사 2곳을 인수해 규모의 경쟁에서 다른 LCC와의 격차를 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거점 확대와 노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제주항공을 고려할 때 애경그룹 입장에서는 활용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정비기술, 인력, 전산시스템 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자본지출이 발생할 우려는 있다”고 짚었다.


지역기반이 확고한 대기업 그룹 등도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노릴 수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3월 아시아아나항공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투자를 검토하면서 에어부산의 인수가능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로 인연이 깊은 롯데그룹 등도 시너지 창출 여부를 계산해 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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