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파트너스, ‘SAFE’ 방식 美 바이오벤처 투자
퇴행성 뇌질환 제약사 ‘CP’에 50만 달러 투자…국내 VC 중 첫 사례

국내 벤처캐피탈 데일리파트너스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벤처투자 방식인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를 활용해 해외 벤처기업 투자를 단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의 일종인 SAFE는 후위투자로 결정된 지분가치로 선위투자 가치를 산정하는 제도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SAFE를 활용해 투자한 첫 사례일 가능성이 높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데일리파트너스는 SAFE를 통해 미국 바이오 기업인 ‘Circumvent Pharmaceuticals(이하 CP)’에 50만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데일리파트너스가 운용하고 있는 ‘데일리 골든아워 헬스케어 펀드 1호(약정총액 34억4000만원)’를 통해 집행됐다.


CP는 중추신경계 희귀질환 바텐병과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신경 장애·뇌졸중 연구소와 미국 최대 초기기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헤리티지 프로바이더 네트워크(Heritage Provider Network) 등으로부터 초기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올해 하반기 진행될 CP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서 평가될 기업가치에 비례해 투자금을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데일리파트너스는 CP가 시리즈A 투자 유치에서 최대 1500만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AFE를 활용하면 투자자는 벤처기업의 기업가치를 책정하지 않고 투자 금액만을 정해 집행할 수 있다. 기업가치는 시리즈A 등 후속 투자 때 평가한 기업가치를 적용한다. 후속 투자에서 결정된 ‘투자 전 기업가치(Pre-money Value)’로 SAFE 투자자의 지분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주식 전환을 원치 않으면 해당 시점에 투자금을 상환받을 수도 있다.


SAFE는 창업 초기기업 투자에 적합한 방식이다. 초기기업들의 경우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실적, 영업활동 등에 관한 자료가 부족함에 따라 실질적인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있다. 이 때문에 SAFE는 유의미한 가치평가가 가능한 시점인 후속 투자 유치때 까지 기업가치 평가를 미룰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통주 투자와 다르게 초기기업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피투자기업은 초기 투자 유치에서 과도하게 많은 지분을 제공해야 하는 관행을 극복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SAFE 투자는 국내 상법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벤처투자 방식을 주식,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SAFE 방식을 도입해 초기기업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련 법 개정과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벤처캐피탈이 SAFE 방식의 투자를 했다고 보고된 일이 없다”며 “국내에서는 SAFE를 통한 투자가 현행법상 어려운 측면이 있고 투자 자체가 법적 구속력도 없기 때문에 SAFE 투자 사례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데일리파트너스의 SAFE 투자는 해외 바이오기업 투자 사례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외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SAFE 투자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방식을 처음 도입한 와이콤비네이터는 전체 투자의 30% 이상을 SAFE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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