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대체투자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LG디스플레
스틱, 코웨이 M&A 투자금 2000억 줄인 사연
권일운 기자
2019.04.30 16:55:00
프로젝트 펀드 투자자, 가치평가·수익률 전망치에 의문 제기

[권일운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에 투입키로 한 금액을 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부족분은 다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충당하기로 했다.


스틱은 프로젝트 펀드(단일 목적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로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투자 대상 자산의 가치평가 방법론에서 이견이 생기는 바람에 펀드 출자자(LP) 모집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스틱, 코웨이 지분매각·씽크빅 리캡으로 엑시트 계획


스틱은 다음달 중으로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웅진씽크빅 전환사채(CB)를 매입키로 했다. 웅진씽크빅 CB는 웅진코웨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해 웅진씽크빅 CB를 전량 인수했고, 스틱의 프로젝트 펀드 결성이 완료되는 시점에 CB의 소유권을 넘기기로 했다.

관련기사 more

스틱은 이를 위해 507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스틱은 프로젝트 펀드 약정액 1.5%를 직접 출자하고, LP들로부터 매년 약정액의 0.8%씩을 관리보수로 받기로 했다.


LP들에게 제시한 수익률은 연환산(IRR) 기준 최대 23%(투자기간 4년 기준)에 달했다. 원금을 2배 이상으로 불려 준다는 의미였다.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더라도 웅진그룹을 상대로 드래그 얼롱(Drag-along, 동반매각요청권) 등의 옵션을 행사, 7%의 IRR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틱은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치는 웅진코웨이웅진씽크빅에 지급한 배당금과 웅진씽크빅이 자체 사업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CB의 이자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두고 있다. 여기에 웅진씽크빅이 웅진코웨이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이를 CB 원리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뒀다.


스틱이 수립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계획에는 웅진코웨이의 주가가 올라 담보비율(LTV)에 여력이 생겼을 때 인수금융 대출을 늘리고, 이를 CB 원리금 상환 또는 배당에 투입하는 자본구조 재조정(Recapitalization, 리캡)을 단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본구조 재조정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더라도 18%에 육박하는 IRR을 기록할 것으로 스틱은 내다봤다.


◆복잡한 회수 구조·LOC 수수료 존재에 LP들 ‘난색’


국내 최대의 생활가전 렌탈 전문기업 M&A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웅진씽크빅 프로젝트 펀드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틱이라는 운용사에 대한 평판도 LP 모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스틱이 제시한 목표 수익률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이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지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였다.


가장 큰 원인은 웅진씽크빅 CB의 금리를 웅진코웨이 실적에 연동해 산정토록 했다는 점이었다. 웅진씽크빅 CB는 각각 표면이자율 1%·만기이자율 7%에 발행됐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하방 안전장치에 불과했다. 만기이자율을 적용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점은 2025년 이후이기 때문이다. 웅진씽크빅은 대신 웅진코웨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인수금융 잔액, 순차입금 등을 조합한 ‘주식 평가액’이라는 지표에 따라 CB투자자들에게 표면이자율보다 많은 이자를 지급키로 했다.


이같은 투자 구조를 제안받은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지나치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CB라는 상품의 특성상 웅진씽크빅의 원리금 상환능력이나 주가는 고려할 수 있다지만, 인수 대상 법인(웅진코웨이) 실적과 재무상태가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프리미엄을 치르고 CB를 매입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이른바 ‘LOC(투자 확약서) 수수료’ 때문이었다.


스틱은 자신들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는 시점까지 대신 CB를 보유해 준 한국투자증권에 1%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스틱에 1~2개월 짜리 단기 자금(브릿지 론)을 대여하고, 그 대가로 1%의 이자를 받은 셈이었다. LOC 형태의 브릿지 론은 최근 들어 초대형 IB(투자은행)를 표방하는 증권사들이 인수금융 주선 과정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기간 대비 수익이 높다는 점에서다.


LP 관점에서 본다면 웅진씽크빅 프로젝트 펀드는 LOC 수수료의 존재로 인해 5000억원 짜리 CB를 5050억원에 매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1%라는 수수료는 추후 모든 책임을 지게 될 스틱에 지급하는 1년치 관리보수를 상회하는 금액이었다. 프로젝트 펀드 투자의 특성상 초기 매입 단가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라는 점에서도 선뜻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공동 투자자 통해 2000억원 마련키로…5월 중 거래 종료


스틱은 결국 LOC 수수료와 각종 제반 비용을 포함해 5085억원을 모집키로 한 프로젝트 펀드 규모를 3000억원대로 축소키로 했다. 나머지 2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놓지 않고 자금을 모은 펀드)를 보유한 다른 운용사들의 몫으로 돌린다는 방침이다. 5월 중으로는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스틱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까지 공동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앞서 거론된 부정적 변수들은 재차 언급됐다. 공동 투자자의 경우 스틱의 펀드에 자금을 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명의로 CB를 사들이게 된다. 하지만 이미 발행된 CB를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입 단가나 투자금 회수 조건은 사전에 스틱과 웅진 측이 합의한 내용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공동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그나마 스틱은 웅진씽크빅웅진코웨이이사회 참여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지만, 많아야 수백억원 어치 CB를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D+ B2C 서비스 구독
Infographic News
메자닌 대표주관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