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위기 탈출
2.2조 조달 vs. 5000억 투자
② 6년간 허리띠 졸라매…최근 복합개발사업 등 투자 기지개





[편집자주] 한화건설은 최근 5년간 끊임없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호기롭게 11조원의 이라크 비스미야 프로젝트를 거머쥐었지만 해외와 국내 주택사업에서 연이어 부실이 터졌다. 보유하고 있는 비주력 자산과 주식을 매각하고 자본시장에서 잇따라 자금을 조달해 하나 둘 급한불을 껐다. 그룹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았다. 다행히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다시 투자를 재개하며 이전과 달라진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건설 유동성 위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봤다.


한화건설에게 2014~2015년 해외사업과 국내주택 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은 치명타였다. 수천억원의 손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한화건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투자는 최대한 자제했고 위기 타개를 위해 비주력 자산과 계열사 지분 등을 매각하고 회사채를 발행했다. 다행히 유동성 위기가 잦아들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투자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회사채·우선주 발행 등 전방위 자금조달


한화건설이 본격적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3년부터다. 재무제표상 부실이 표면화되기 직전 해다. 한 해 동안 회사채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을 조달했다. 주로 KB투자증권과 SK증권,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 증권사가 인수자로 나섰다.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도 참여했다.


2013년 12월에는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케미칼 주식 642만 8400주를 모두 매각해 1366억원이 들어왔다. ㈜한화→한화건설→한화케미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이때 해소됐다.


2014년에는 6100억원을 끌어왔다. 이중 400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한화건설은 6월 상환전환우선주 191만 3800주를 발행했고 이를 레콘이 전량 인수했다.





이후 레콘은 우선주를 유동화한 뒤 이를 경찰공제회, IBK캐피탈, 대구은행, 교보생명, 우리은행, 산업은행, 신한생명, 현대해상, 신한은행, SC은행 등에 매각했다. 만기 3년에 금리 연 5%를 받는 조건이다. 지난해 한화건설이 레콘에 1000억원을 상환하면서 상환전환우선주 잔액은 3000억원으로 줄었다.


2015년에는 회사채 발행(1900억원)과 자회사인 여수씨월드 보통주 매각(64억원), 항공기 지분 일부 매각(73억원) 등을 통해 2037억원을 조달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다. 2013~2016년 4년간 조달금액이 6000억원 미만인 해는 2015년뿐이다.


2014~2015년 해외부실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본 한화건설은 2016년 다시 자금조달의 고삐를 당긴다. 지주사인 ㈜한화를 대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2000억원을 조달한 뒤, 이를 고스란히 한화생명 보통주를 사들이는데 사용한다.


이후 한화생명 보통주를 토대로 25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이번에도 KB투자증권과 SK증권, 햔양증권 등 증권사들이 인수자로 나섰다. 이어 한화손해보험 보통주 매각(530억원), 대전 소재 부동산 매각(106억원), Hanwha America Development 보통주 매각(1053억원) 등으로 총 6189억원을 조달했다.


급한 불을 끈 한화건설은 이후 자금조달을 비교적 자제하고 있다. 2017년에는 별 다른 자금조달 내역이 없었다. 올해는 세 차례 회사채를 발행해 2090억원을 조달했다. 이중 4월과 6월에 조달한 1240억원은 기존에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발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리는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신규 자금조달은 9월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850억원 규모의 회사채뿐이다. 2013~2018년 6년간 한화건설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은 총 2조 2782억원에 달한다.


◆뉴스테이 제외하면 투자 거의 없어


유동성 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맨 한화건설의 투자활동은 자연히 위축됐다. 2009~2011년 해외시장에서 과감한 베팅을 이어가던 시기와는 정반대다. 2013~2018년 한화건설의 주요 투자는 총 8건, 금액은 5064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투자액이 2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한화생명 보통주 인수조차 순수한 투자목적보다는 한화생명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설정해 EB를 발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13년 자회사인 경기화성바이오밸리 보통주를 인수하긴 해지만 금액은 63억원에 불과했다. 두 차례에 걸쳐 201억원에 인수한 한화손해보험 보통주도 2016년 6월 전량 매각했다. 없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2014년 6월 한화저축은행 보통주에 95억원을 투자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나마 비교적 활발한 투자가 이뤄진 분야는 이전 정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기업형 민간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이다. 한화건설은 2015년 7월 대한제1호 뉴스테이에 비교적 거액인 119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두 번째 뉴스테이 사업이다. 수원 권선에 지상 2층~지상 20층 32개동 2400가구를 공급했다.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했다. 이어 2016년에도 인천 서창에 공급하는 대한제5호 뉴스테이 설립을 위해 150억원을 투자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한화건설이 긴 잠에서 깨어나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한화건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레이크파크에이치는 광교신도시 일반상업용지 6-2와 6-3블록을 낙찰 받았다. 한화건설은 레이크파크에이치에 1147억원을 지급하고 모든 계약권리를 넘겨받았다. 향후 꿈에그린 아파트를 비롯해 갤러리아백화점, 수원 컨벤션센터, 아쿠아리움(한화리조트)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이 올해 11월 218억원을 투자해 부동산 관리업체인 한화에스테이트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도 눈여겨볼만한 변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느 대형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한화건설도 부동산 관리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싶었지만 그동안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며 “향후 한화건설을 정점으로 건설과 부동산 관련 회사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최근 ‘용인 동천 주상복합 개발사업’(1092억원)과 ‘서울여성병원 복합개발 신축공사’(4138억원)를 단독 수주했다”며 “향후 디벨로퍼형 복합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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