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드는 조만간 프로젝트 PEF를 결성해 대아청과 지분 78%(대주주 지분 22% 제외) 를 460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PEF에는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 등이 LP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들은 다음주 중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LP로서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NH금융계열사가 펀드출자를 확정해도 인수작업이 순탄치는 못할 전망이다. 대아청과와 경쟁관계에 있는 농협 관련 금융회사가 인수자금을 지원하면 농민들과 얽혀있는 여러 이해관계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민원이 빗발칠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농협공판장을 통해 대아청과와 마찬가지로 가락시장에서 농산물 도매업을 하고 있다.

당장 경매 수수료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가락시장에서 농협공판장은 경매수수료를 3~4% 받는다. 반면 대아청과는 6~7%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최고 수수료는 7%다. 해당 수수료는 농산물 출하자인 농민이 부담하는 구조다. 농협 관련 금융회사가 대아청과 인수자금을 지원하게 되면 농민들은 농협공판장 수준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농협 금융계열사들이 주요 투자자라는 것을 대아청과에 위탁판매하는 농민들이 인지할 경우 경매수수료를 농협공판장처럼 3~4%로 낮춰줄 것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PEF로서는 수수료 하락이 현실화되면 경영 개선을 이끌어내는 데 부담스러워진다"라고 설명했다.

독·과점 문제도 풀어야 할 수 있다. 농수산 도매업도 독·과점을 막는 장치가 법률상 존재한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매시장법인이 다른 도매시장법인을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경우에는 해당 도매시장 개설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농산물 가격때문이다. 대아청과나 농협공판장과 같은 도매시장법은 농산물의 가격과 유통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정 법인 과점적 지위를 차지하면 가격 책정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법률상 마련한 셈이다. 가락시장 개설자는 서울시다. 만약 농협공판장이 직접 대아청과를 인수하는 구조라면 서울시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만 NH금융 계열사 등은 대아청과 인수작업에 직접 인수자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PEF의 출자자로 역할을 담당하게 돼 문제소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PEF의 법적 구조상 LP는 피인수업체의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게다가 농협은 경제사업부와 신용사업부가 분리(신경분리)돼있다. LP로 참여하는 기관들은 금융투자를 목적하는 곳들이다. 이에 법률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사전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와이어드는 2015년 동화청과(옛 동부팜청과)를 540억원에 인수한 후 이듬해 한일시멘트 계열인 서울랜드에 동화청과를 매각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번 대아청과 거래도 이같은 경험을 살려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