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사조그룹 3세 경영의 바통은 주진우 회장(68)의 장남인 주지홍 상무(39)가 이어받았다. 주 상무는 사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고(故) 주인용 창업주와 2세 주진우 회장에 이어 3세 경영 승계의 틀을 완성했다.

사조그룹은 현재 사조시스템즈를 정점으로 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으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주진우 회장의 지분 승계로 최대주주로 올라선 주 상무는 그룹 내 식품부문 총괄본부장이자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그룹 전반의 경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의 지분 18.75%를 가지고 있다. 사조시스템즈 외 주진우 회장이 19.96%, 배우자 윤성애 0.96%, 주지홍 상무 3.87%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대림의 최대주주는 사조산업으로 지분율은 22.46%, 그 외 사조씨푸드 16.21%, 사조해표 26.95%, 케슬렉스제주 9.32%, 주진우 회장 0.71%, 사조시스템즈 3.84%다. 사조오양의 최대주주는 사조대림으로 54.85%를 보유, 주진우 회장은 0.54%, 주지홍 상무는 5.14%를 가지고 있다.

1977년생인 주 상무가 사조그룹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미시건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컨설팅사 베어링포인트에 재직하다 2006년 사조인터내셔날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사조해표, 사조대림 기획팀장(부장)을 맡았다. 이후 사조해표 기획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사조그룹 식품총괄본부장에 올라섰다. 지난 2015년 3월에는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해표, 사조씨푸드 등 주요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사조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 3세 경영자로 자리를 굳힌 만큼 이제 시장은 주 상무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20일 “지분율 상으로는 주 상무가 그룹의 최대주주지만 나이나 경력으로 볼 때, 경영 일선에서 기업을 이끌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시장의 평가도 비슷하다. 그동안 주진우 회장이 과감한 의사결정과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잇따라 굵직한 M&A를 성공시키며 원양어업 기반의 작은 수산식품 회사를 한껏 키운 만큼, 주 상무가 아버지의 그늘을 단시간에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사조그룹은 동아원그룹 인수로 그룹 매출 규모가 3조6000억원으로 올라서며 중견기업을 넘어 섰다. 종합밀가루 가공과 유통분야에 강점이 있는 동아원그룹을 인수한 만큼 식품부문을 강화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외형 성장은 기뻐할 일이지만 그만큼 주 상무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현재 주 상무는 원양어업을 기반으로 수산·축산분야에서 경영능력을 키워온 아버지와 달리 식품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경영능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줄곧 경영 수업을 받으며 경력을 쌓은 곳도 식품 분야로 현재 사조해표와 사조대림 상근이사로서 회사에 상주하며 경영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조그룹의 모태인 원양어업 부문에서 아직은 주 회장의 능력을 뛰어 넘는 성과를 보이기는 힘들지 않겠냐”며 “주 상무는 일단 수산·축산보다는 식품 부문에 관심을 가지고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