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요한 기자] 현진소재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키로 용현BM의 주가가 주목받고 있다. 계산상 현진소재는 용현BM의 주가가 약 6000원 이하로 내려간다는 가정 하에 자본조달이나 당기순이익 기록에 실패한다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용현BM(지분율 16.73%)은 현진소재의 매도가능자산으로 분류돼 주가변동에 따라 평가액이 자기자본에 반영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각종 호재로 용현BM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현진소재는 자본의 기타자본구성요소 항목에서 146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눈 여겨 볼 대목은 최근 용현BM의 주가 하락이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시점인 12월30일 대비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현진소재는 완전자본잠식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실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2만원이었던 용현BM의 주가가 7440원으로 하락하면서 약 246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용현BM의 주가 하락으로 석달 만에 현진소재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약 390억원 이상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자본잠식률은 72.7%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약 443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1분기에는 41억원까지 줄었다.
향후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완전자본잠식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치닫을 우려도 있다.
현진소재 관계자는 18일 “현진소재의 상장유지는 용현BM의 주가에 달려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용현BM 주가는 1분기 결산일인 3월31일 대비 반등을 한 상태이며, 사명도 더이앤엠(THE E&M)으로 바꿔 신사업에 진출하는 만큼 주가의 상승 여력이 높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또 “적정주가에 도달하면 보유주식을 매도해 운영 자금 및 차입금 상환에 나서 이자 비용을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진소재는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24억8323만원을 기록하며 2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503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9억원을 기록해 작년 317억원 대비 적자폭은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이유는 그동안 매출액보다 더 높게 나왔던 매출원가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현진소재는 매출원가가 매출액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구조로 사업을 꾸려 왔다. 실제 최근 3년만 놓고 보면 지난해(매출액 2331억원, 매출원가 2286억원)만 매출이 매출원가 보다 소폭 많을 뿐 2014년(매출액 2971억원, 매출원가 3405억원), 2013년(매출액 2430억원, 매출원가 2496억원)은 매출원가가 월등히 높다. 물건을 팔수록 적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회계법인을 통해 지정감사를 받으며 재고자산 및 유형자산에 대해 평가손실을 반영했다”면서 “장부가액이 낮아진 재고가 생산에 투입되면서 회계적으로 환입된 부분이 있어 매출원가가 적게 나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고자산 평가 손실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재고가 향후 생산에 투입된다면 환입이 이뤄져 영업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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