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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왜 하필 그때” 합병 시점에 숨겨진 논란
공도윤 기자
2015.06.15 07:48:00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대한민국을 움츠러들게 하는 '메르스 공포'도 잠재우지 못하는 뉴스가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둘러싼 논쟁이다. 이번 분쟁이 벌어진 책임 소재를 두고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간에 벌어지고 있는 책임 공방은 점입가경이다. 삼성은 단기 차익을 노린 해외투기자본의 '탐욕'이라고 공격하고 있고, 엘리엇 측은 적은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오너 일가의 '꼼수'라고 맞서고 있다. 시장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중 핵심 논쟁은 ‘시점’이다. “왜 하필, 그 시점에서 합병이냐”는 것이다.

지난 5월 26일(화)로 돌아가 보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의 가치 0.35의 비율로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현행법상 합병비율은 최근 1개월, 최근 1주일,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해 산정해야 한다. 합병시점의 22일(금) 종가는 삼성물산이 5만 5300원, 제일모직이 16만3500원. 1주일 전은 5만6600원, 15만6500원, 한달 전은 6만2000원, 15만8500원이었다. 주가라는 것이 등락을 반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미리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번 합병은 미리 맞춰진듯 제일모직은 고점에서 삼성물산은 저점인 상태에서 합병비율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어닝 쇼크? 현재 주가가 더 쇼크’(교보증권 4월24일) 등의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최저인 시점에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29조5천억원의 자산을 가진 삼성물산이 9조5천억원 자산의 제일모직보다 훨씬 낮은 평가를 받아 합병비율이 정해졌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제일모직은 지난해 12월 상장 후 6개월 간 거래량 가중 평균가격이 14만3371원, 삼성물산이 5만8731원이었다. 합병시점에 제일모직 주가는 과거 6개월 평균보다 14% 고평가됐고, 삼성물산은 5.8% 저평가됐다”며 “비상장회사에 적용하는 순자산 방식으로 가액을 산정하면 합병비율은 정반대인 1:2.15가 되는 만큼, 합병비율 산정과정에서 이사진의 배임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추이"제일모직 상장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주가추이. 파란선은 합병결의 발표 전일, 전주, 한달전 시점을 표시(기준:2014.12.18~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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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관련 전문가들은 합병 비율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김호준 실장은 “합병과정에서 법규위반 사항이 없었으며, 논란은 있으나 합병시점의 밸류에이션 문제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삼성물산의 합병 건에 대해 찬성의견을 표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들은 “전체 주주를 고려하지 않는 도의적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삼성물산 측의 해명과 책임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12일 논평을 통해 “이번 사례를 지배주주가 상법상 주주평등주의를 위배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악용한 사례로 평가하고, 현재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와 유지를 위해 편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자사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포괄적인 제도개혁안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사실 현행법상의 합병비율 산정법은 기준 시한이 한달 이내로 매우 단기적이라 의도적인 주가의 움직임을 조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영미권에서는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여러 조건들을 참고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하는 불만은 더 구체적이다.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주식 관련 사이트에서 “제일모직이 상장할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일모직은 삼성의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며 주가를 끌어 올려놓았다”며 “결국 제일모직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삼성물산 주가가 최저로 떨어질 때 합병을 결정한 것은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사실 증권가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을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합병건에 찬성하는 것 역시 그동안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있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안정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합병 결의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인 27일, 노무라증권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 합병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합병하면 오너 일가와 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은 1.8%포인트 늘어나게 된다”며 합병 가능성을 높게 봤다.


사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회사 측은 “양사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업계는 이부분을 불안한 지배구조 요인을 해소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하지만 순환출자 구조상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부분 역시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없다. 시장의 불만은 도의적 부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건 등으로 편법 승계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면서 “이번 합병건도 편법 승계의 연장 선상이 아니냐는 게 시장의 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병 이후 주주들의 가치 제고를 위한 추가 방안을 제시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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