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종구 코즈니 대표① “최근 소비자, 본질에 더 가치둔다”
매일 수백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고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연다. 수많은 사람이 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지만 살아남는 사람은 극소수다. 치열한 커머스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거대한 성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큰 성과를 거둔 달인들의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들어본다.


[팍스넷뉴스 IT·창업 칼럼니스트 정진욱 기자] 이종구 코즈니 대표(사진)는 1999년 국내 최초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코즈니’로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코즈니는 데이트 코스 같은 매장 디스플레이와 음악, 공간별로 다른 매장 향기를 연출하며 연 매출 300억원 이상을 올릴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2008년 회사를 매각한 이 대표는 GS리테일 이사, SK네트웍스 상무, 티켓몬스터 부사장으로 일하며 꾸준히 커머스 산업을 경험했고 2015년 자신이 매각했던 코즈니를 다시 인수했다. 코즈니는 지난해 약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종구 코즈니 대표


Q.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를 첫 번째 트렌드로 꼽았습니다. 왜 지금은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인가요?


현재 소비자는 기업에게 브랜드를 기대하지 않아요. 예전 소비자는 문화적·정서적 결핍을 브랜드 소비를 통해 충족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와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브랜드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어요. 그래서 꽤 오랜 시간 인테리어를 멋지게 하고 신기한 물건을 팔고 매장에 좋은 향기가 나게 하고 멋진 음악을 트는 게 중요했죠.


2000년대 초반 코즈니도 소비자가 동경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걸 최우선으로 했고 그 정점에 음악이 있었어요. 멋진 음악을 선정하고 매장을 음악에 맞게 꾸미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죠.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모두가 해외여행을 가는 시대는 아니었어요. SNS도 없어서 트렌드 전파도 빠르지 않았죠. 한 마디로 문화적 바운더리가 넓지 않았어요. 그래서 브랜드가 동경할 만한 문화를 제시하면 결핍을 채워줄 여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결핍이 아예 없어요.


요즘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본질에 더 가치를 둬요. 이전에는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가 잘 됐다면 이제는 인테리어보다 커피 맛이 좋은 카페를 선호하죠. 본질에 대한 고민 없이 마케팅에만 치중하는 회사는 오히려 좋지 않게 봐요.


▲코즈니 매장 내부 모습


Q.‘브랜드가 없는 시대’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애매한 브랜드보다 차라리 브랜드가 없는 게 더 낫다는 거예요. 티켓몬스터에서 수많은 입점사 상품 판매를 중개한 경험을 말하자면 소비자가 소위 말하는 ‘한물갔다’ 혹은 ‘올드하다’라고 인식하는 브랜드보다는 차라리 한 번도 못 들어본 브랜드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거예요. 처음 보는 브랜드는 신선하기라도 한데 자칫 안 좋은 이미지로 연결되는 브랜드는 역효과만 나는 거죠.


예전에는 브랜드가 없으면 아예 커머스를 할 수 없었어요. 제품이 좋아도 브랜드가 낯설면 구매를 하지 않았죠. 그래서 브랜드를 만드는데 긴 시간과 많은 돈이 필요했어요. 한번 구축한 브랜드가 그 자체로 차별점이자 진입장벽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브랜드가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잘 관리되지 않은 브랜드라면 없는 게 차라리 나은 시대가 됐어요. 이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제품만 소싱 할 수 있다면 브랜드가 없어도 판매에 아무 지장이 없으니 커머스 창업을 하기 좋은 시대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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