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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병원 몰락, 인사 실패가 부른 대참사
남두현 기자
2019.06.08 08:04:00
근본적 이유 이재곤 이사장 방만 운영

[딜사이트 남두현 기자] 제일병원이 부지매각을 통해 자구책을 모색한다. 기대했던 병원운영 주체자가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결국 병원 구성원 스스로가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현 부지에서 영업을 이어가며 3년 이내에 경기도 고양시 원흥동에 병원을 새롭게 건립하고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 몰락의 근본적 이유… 오너의 방만 운영


경영위기가 거론된 지난 2016년 이후 3년도 채 되지 않아 제일병원이 몰락한 원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렇지만 이재곤 제일의료재단 이사장의 방만운영이 근본적인 이유라는 덴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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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 이동희 박사는 1996년 타계 직전에 ‘의사가 아닌 자식에게 제일병원의 경영권을 넘기지 말라’는 유언을 남길 만큼 병원을 잘 아는 의사인 혈육이 맡길 바랐다. 하지만 비의료인인 이 이사장이 재단 이사회를 장악하며 결국 2006년 제일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이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새희망 비전 2013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취임 첫해부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본관 신축수준 리모델링 ▲외래센터 전면 리모델링 ▲여성암센터 건립 등 대규모 공사를 벌이며 약 7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여기에 전문병원으로는 파격적으로 핵의학과와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고 전문적인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양전자방출컴퓨터 단층촬영기(PET-CT), 선형가속기(Linac) 등 고가의 첨단의료장비 등을 연이어 도입했다.


3년간의 긴 공사 끝에 2009년 12월 그랜드오픈을 선언했다. 암환자와 입원환자가 늘어나며 투자는 성공한 듯 보였다. 하지만 효과는 2년을 넘기지 못하고 2012년부터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문제는 단기간에 많은 자금을 차입해 투자하다보니 이자부담과 원금상환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 한 번의 대규모 차입을 통해 주차시설 공사를 이어갔다. 내부에서는 이 주차장 공사가 환자 내원율을 하락시킨 결정적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공사 기간 동안 거리가 있는 엠배서더호텔 주차장을 임대해 이용하다 보니 불편이 장기화 되며 환자발걸음은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주차장 지역은 암석지반으로 공사기간이 예정 보다 배 가까이 늦어졌고 경영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준공 이후에도 기계식 타워 주차시설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공사 전보다 오히려 교통체증이 늘어나는 등 오너 오판에 따른 경영실패의 전형을 보여줬다. 당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영판단이 원장단이 아닌 비선을 통해 대부분의 공사일정이 결정되는 등 사업검토와 견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실제로 당시 제일병원의 모든 공사는 ‘트로스’ 한 건설사가 도맡았다. 지금은 폐업한 상태다.


◆ 최악 치달은 결정적 이유… 인사 및 컨설팅 실패


제일병원 경영진이 병원위기를 공식화한 시기는 2016년 하반기다. 실질적으로 이재곤 이사장의 오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해 오던 행정부원장이 교체되면서 경영시스템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행정수장으로 새롭게 영입한 이모 본부장과 정모 실장은 의료분야 경험이 전무했던 인물들로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한 채 1년 만에 교체됐다. 문제는 취임 당시 주요행정 간부들의 권고사직을 유도하고 의료계 불문율인 간호부장을 교체하는 등 조직 내 분란을 일으키며 간호사 1차 대량 퇴사 사태를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2017년 12월 이재곤 이사장은 새로운 행정수장을 영입한다. 원장단은 전 행정수장이 지목했던 간호부장을 또다시 교체하면서 결국 간호사 2차 대규모 퇴사 사태를 불러왔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간호부장이 두 번이나 교체되면서 간호사들은 대거 이탈했고 병원의 정상운영 실질적으로 어려울 만큼 큰 위기를 맞이했다.


연이은 인사 실패로 악재가 거듭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카드로 꺼내든 컨설팅이 오히려 역작용하며 몰락의 결정타를 날렸다는 평가다. 당시 자구책 마련에 부담감을 느낀 재단과 경영진은 지난해 4월 병원경영전문컨설팅업체인 E사에 컨설팅을 맡기고 병원운영의 전권을 넘겨주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컨설팅업체는 병원회생을 위한 임직원의 희생이 불가피함을 설득하며 직군과 근무연차에 따라 15%~50%의 급여반납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급여조정 범위가 너무 과하다고 주장하며 현실적인 임금 조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영진이 컨설팅 업체의 제안대로 회생추진계획을 밀어 붙이자 결국 지난해 6월 반발한 대표노조 소속 직원들이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사장 일가 퇴진을 요구하며 진행된 파업은 1주일 만에 마무리됐지만 상처는 깊었다. 파업의 후유증으로 또 한 번 간호인력이 집단 퇴사했고, 결국 간호 인력난에 빠진 병원은 병동을 시작으로 주요 부서인 분만실, 수술실, 신생아실을 순차적으로 폐쇄했다. 재단과 노조는 파업 이후 본격적으로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나섰지만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요 의료진마저 퇴사가 이어지며 결국 올해 제일병원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제일병원 한 관계자는 “재단 측의 책임회피와 연이은 인사와 컨설팅 실패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병원이 경영위기를 공식화한 이후 여러 번의 회생의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너무나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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