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국내' 블록체인 기업 STO하러 해외 간다
해외에 자회사 설립하고 토큰 발행…SEC 등록하기도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국내에서 금지된 ICO(암호화폐공개) 탓에 몰타, 지브롤터, 싱가포르 등으로 떠난 기업들이 이제는 STO(증권형토큰발행)를 위해 또 다시 해외로 나가고 있다. 


이들 블록체인 기업이 STO를 하려는 이유는 낮아진 ICO 성공률 때문이다. ICO 전문 평가업체 ICO벤치(ICO Bench)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총 581개의 프로젝트가 약 7조7276억원을 모금한 반면 올해 1분기에는 328개의 프로젝트가 ICO로 약 1조704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무려 8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ICO 모금 성공률도 52%에서 33%로 떨어졌다. ICO는 백서만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하는데다, ICO를 진행하는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STO는 부동산, 천연자원 등 실물을 기반으로 토큰이 발행된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일부 국가의 경우 규제 마련으로 합법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ICO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업체인 씨피이셀(CPEcell) 역시 자회사 아메트액티오(Amet Actio)를 통해 미국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의 STO 진행 허가를 받았다.


씨피이셀을 참고해 STO를 진행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은 “협회에 가입한 회원사 중 몇 개의 기업이 STO를 위해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SEC등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프로젝트 애즈빗(Azbit)도 SEC에서 증권형 토큰 승인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O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자산 토큰화를 지원하는 플랫폼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기술 스타트업 코드박스는 지난 4월 블록체인 플랫폼 ‘코드체인’의 메인넷을 출시했다. 코드체인을 활용하면 미술품, 음원, 부동산, 게임 아이템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다. 또 다른 자산 토큰화 플랫폼인 STP네트워크는 미국에서 관련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한국은 STO관련 규제가 없어, 국내 기업들이 STO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포지티브 규제’방식을 따르는 한국에서 STO는 사실상 금지된 것이나 다름없다. 해외에서 STO를 진행하려다 보니 예상치 못한 과비용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코드박스와 STP네트워크처럼 자산을 토큰화하는 플랫폼을 통해 토큰을 발행하고자 하는 업체는 해외에 자회사를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씨피이셀의 유재수 대표에 따르면 SEC에 등록하고 STO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평균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또 씨피이셀의 경우 SEC 등록 절차에 든 비용은 총 약 50만달러(한화 약 6억원)다.


ICO를 위해 수많은 블록체인 업체가 해외에 법인을 세웠던 상황이 STO에서도 반복되는 것에 대해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은 최대한 불법적인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규제가 나와 있는 국가에 법인을 세우는 것”이라며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등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긴 하지만, 안전하게 사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FATF 가이드라인 등이 나오면서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데, 국내에서도 ICO나 STO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해외로 떠나지 않고도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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