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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패 쥔 델타항공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2019.06.24 16:09:22
②배당성향 확대 등 약속 가능성…'백기사의 변심' 경계 해야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미국 델타항공이 경영권 상실 위기에 내몰린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손을 내밀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이나 대한항공의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었지만, 현재까지는 델타항공이 한진가(家)의 백기사(우호세력)로 뛸 가능성이 우세하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기업 최고의 목표가 이윤추구인 만큼 기업간 관계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지원을 강행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 경우,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땐 언제든지 돌아설 수도 있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백기사의 변심'을 경계하라고 경고한다.


◆ 델타항공, 대한항공과 20년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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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은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4.3%를 확보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한진칼 2대주주(15.98%)인 KCGI(강성부 펀드)가 한진 오너일가 경영권 압박을 위해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3자인 델타항공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델타항공은 양국 규제당국의 허가가 나오는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 델타항공을 한진가 백기사로 추정하는 까닭은 양사의 오랜 파트너십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00년 탄생한 글로벌 얼라이언스 '스카이팀(Sky Team)' 창설 멤버로, 두 회사는 20년 가까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러한 인연을 기반으로 작년 5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4월 故조양호 회장 장례식 당시 델타항공의 스티브 시어 사장이 직접 조문한 것도 양사간 우호적인 관계를 방증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사실 한진 측은 故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거듭된 경영권 압박과 상속세 재원 마련이란 이중고 아래 지난 몇 달 간 '백기사(우호세력)' 영입 작업에 열을 올려왔다. 


다수의 증권사와 사모펀드(PEF)들을 잇따라 만났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현 정권에 미운 털이 박혀 있는 한진 측 편에 섰다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누구 하나 쉽사리 나서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계에서는 막다른 골목 끝에 다다른 한진 오너일가가 델타항공 측에 SOS를 친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언급하면서도, 직접적인 협력대상이 아닌 지주사인 한진칼에 투자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한진칼에 지분을 태우면서 배당성향 확대 및 조인트벤처 사업부분과 관련한 약속을 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한진칼은 지난 2월 향후 5개년 중장기 발전 방안인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하면서 향후 배당성향을 당기순이익의 5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16년 무배당, 2017년 3.1%, 2018년 47%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확보와 관련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은 배당"이라면서 "높은 수준의 배당을 약속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와의 약속이 아니더라도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 등 측면을 생각하더라도 한진칼은 당분간 고배당 흐름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 우호관계 유지 관건


델타항공의 지분 확보를 냉정한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기업간 득실히 확실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반대세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진 오너일가와 대치국면에 있는 KCGI의 적극적인 구애도 경계해야할 대목으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델타가 우호세력으로 역할을 하더라도 이해관계에 따라 노선을 바꿀 수 있다"며 "이번 투자에 앞서 총수일가에서 분명 내준 것이 있을텐데, 그 부분이 끝까지 델타 측 입맛에 맞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재계에서는 그간 백기사, 또는 파트너사들의 변심으로 경영상 위기를 맞은 사례가 적지 않다. 


2012년 교보생명은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자 풋옵션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FI)를 백기사로 끌어 들였었는데, 현재는 다시 이들 FI와 중재재판을 벌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해외 게임사 인수라는 공동 목표를 세우고 넥슨이 엔씨소프트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결국은 공동 목표는 실현시키지 못한채 경영권 분쟁만 겪은 사례가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한진 오너일가가 KCGI와 지분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해진 모양새지만 아직까진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진칼 지분경쟁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은 KCGI의 추가 지분 취득 여부, 조원태 회장 측의 상속문제, 델타의 추가 지분 취득에 따른 법적 문제 및 의결권 행사의 제한, 국민연금의 선택 등"이라면서 "여전히 소액주주의 지분이 많고 KCGI 측도 추가 지분 취득을 통한 반격 기회가 있는 만큼 승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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