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쇼크
에이치엘비생명과학 M&A 계획도 제동 걸리나
CB 투자자 조기상환청구 가능성…재무부담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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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의 파장이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제약사를 인수해 항암제 '리보세라닙'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던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사업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대규모 메자닌까지 발행했지만 기업가치가 반토막난 상태라 전환청구 발생에 따른 재무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해 3월 150억원(CB·6회차), 같은 해 10월 100억원(CB·7회차), 올해 5월 600억원(CB·8회차) 등 총 850억원 규모의 메자닌을 발행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대규모 메자닌을 발행했던 이유는 이 자금에 보유 현금(현금성자산 161억원, 단기금융상품 1374억원)을 합쳐 생산시설을 갖춘 국내 제약사를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최근까지도 다수의 매물을 검토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전언이다.

하지만 관계사인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3상에서 생존율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도 불똥이 튀었다. 리보세라닙 파동이 발생한 27일과 28일, 두 거래일 연속 가격제한 폭까지 하락하면서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이 반토막(5400억원→2675억원) 났기 때문이다. 즉 주가 급락에 따른 메자닌 채권 부담이 확대되면서 기존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주가(2일 종가기준 7190원)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하면 CB 투자자들은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상환 채권인 600억원대 8회차 전환사채의 경우 주가가 급락하면서 70% 기준의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한도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8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1만5342원이며,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현재 주가는 리픽싱 한도인 1만739원에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문제는 주가가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환가액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대신 자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8회차의 조기상환청구 행사시기는 내년 11월이며, 이 때까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주가를 리픽싱 한도(1만738원)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로 연 복리 2.0%를 포함해 618억원을 조기상환할 수도 있다. 회사의 계획과 달리 재무부담 확대에 따른 자금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에이치엘비생명과학 관계자는 "바이오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리보세라닙 추가임상과 별개로 M&A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8회차 CB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를 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7회차의 경우 투자자는 에이치엘비로 풋옵션 조항이 없으며, 6회차 전환사채는 이미 절반이상 주식으로 전환돼 현재 남은 미전환사채는 약 70만주(65억원)뿐이다. 6회차의 전환가액은 9252원이며, 리픽싱 한도는 6476원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1025억원의 매출과 함께 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자기자본 비율은 57.3%, 부채비율은 75%, 차입금 의존도는 24.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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