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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기업 여성등기임원 1.27%...OECD 중 꼴찌
정혜인 기자
2019.07.03 14:09:51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장 "기업 유리천장 뚫어야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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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양성평등 제도 기반을 다진 이복실 여성가족부 전 차관이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회 신임 회장으로 지난 1일 취임했다. 취임 이틀째인 지난 2일 서울 종로 한 커피숍에서 비정부기구(NGO) 단체 수장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는 이복실 신임 회장을 팍스넷뉴스가 만났다.

이 회장은 국가가 보육료를 지원하는 공보육 개념을 처음 세웠다. 정책 프레임을 '여성발전'에서 '양성평등'으로 바꾼 주인공이기도 하다.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 짓고 최근에는 기업 문화로 관심을 돌렸다. 요즘 이 회장은 롯데그룹 내에 양성평등 문화를 심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국내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모두 깨버리겠다며 두 팔을 걷어 붙인 그의 행보에 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Q. 세계여성이사협회(WCD)는 어떤 곳인지
A. WCD는 기업 이사회 여성들로 구성된 글로벌 단체입니다. 유럽·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지에 약 80개의 지부가 있으며 회원수는 3700여명에 달합니다. 한국지부는 2016년 설립됐으며, 공공기관·민간기업과 유리천장 지수, 기업 여성임원 비율 개선을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Q.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A. 2018년 9월 30일 기준 국내 30대 그룹 등기이사 1654명 중 등기임원인 여성임원은 21명으로 1.3%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유리천장 지수 최하위(29위)를 기록한 나라입니다. 초창기에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WCD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남여 중 한 성이 이사회 정원의 3분의 2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할당제가 아닌 자발적 성격이 강한 목표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그 사유를 공시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해당 법안은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있고, 이를 통과하면 법사위, 본회의 관문을 거쳐야 합니다.

여성친화기업을 지원하는 우먼펀드도 주요 활동 중 하나입니다. WCD와 메리츠자산운용,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함께 기획하고 논의해 최근 메리츠더우먼펀드를 출범시켰습니다. 서스틴베스트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여성의 경영 참여 지표(W)를 넣어 기업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친화적인 기업을 선정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Q. 여성 임원의 증가, 실질적으로 기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A. 여성이 많은 조직일수록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죠. 실제로 성별 다양성이 생산성을 제고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내 여성임원과 재무성과를 분석한 자료가 있는데요. 2011~2016년 미국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1년 여성임원이 3명 이상 기업은 5년 뒤인 2016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10%포인트, 3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었던 기업은 ROE가 1%포인트, EPS가 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국내 연구결과도 비슷했습니다. 최근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국내 유가증권시장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의 2018년 ROE 평균은 3.7%였습니다. 반면 여성 등기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의 ROE 평균은 1.6%에 불과했습니다.

Q. 국내외 기업 중 주목할 만한 기업이 있다면
A. 롯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는 2015년 롯데지주 기업문화위원회가 출범할 때부터 같이 활동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성차별 없이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의지를 줄곧 피력하며 유능한 여성인재를 찾고 적극 발탁해 여성 임원 수를 적극 늘렸습니다. 그 결과 2011년 '0명'이었던 롯데그룹 내 여성임원 수는 지금 '36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더 나아가 기업문화위는 양성평등 차원에서 부성보호 제도도 같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롯데 아빠들의 육아휴직 의무제가 일례입니다. 국내 5대 대기업 중 양성평등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찾기 어려운데, 롯데는 다릅니다. 선도기업으로 거듭나, 국내 기업문화를 바꾸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신임 회장으로서, 향후 목표와 계획은
A. 세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회원들의 기회 확대입니다. 주변에서 여성 인재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 협회에 문의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협회 회원들 중 유능하고 자격을 갖춘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행희 한국코닝 대표,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박희경 사노피 젠자임코리아 대표 등 반도체에서 제약, 건설 분야까지 다양한 인재풀을 갖추고 있습니다. 똑똑한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뚫고 임원으로 올라서도록 돕는 게 협회와 저의 임무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사회 의식 개선과 제도 마련입니다. 최근 발의한 법안을 포함,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끊임 없이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또 포럼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의식을 개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세 번째 목표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입니다. 현 실정을 수치로 표현할 만한 자료가 부족합니다. 리서치 기관과 협력해 여성 등기이사 현황에 대한 규모별, 직종별 다양한 분석자료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국내 유관기관, WCD 본부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저희 협회와 다른 협회가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산업협회와 어느 정도 논의를 마쳤습니다. 두 협회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여성 임원의 필요성, 구체적 실행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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