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게임 이어 非게임도…내부거래 확대
총수일가 기업은 사익편취 규제 턱걸이 11.74%로 비중 낮춰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넥슨그룹이 게임에 이어 비(非)게임 영역에서도 관계사간 내부거래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속하는 총수일가 소유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낮추면서도 다른 계열사들의 금액을 늘리는 방식으로 1년새 내부거래 액수를 40% 이상 끌어 올렸다. 


◆ 1년새 내부거래 총액 44.36% 확대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슨 기업집단 소속 비게임사(지주 및 개발, 운영사 등 제외) 9곳의 내부거래 금액이 2017년 107억4900만원에서 지난해 155억1700만원으로 늘어났다. 불과 1년새 거래 총액은 44.36% 확대됐고, 전체 매출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9개사 평균치)도 27.71%에서 31.94%로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2017년 11월 넥슨 기업집단에 편입된 중앙판교개발의 내부거래 비중이 편입 첫 해 20.23%에서 지난해 100%로 확대됐고, 금액으로 살펴보면 시설 유지 및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넥슨스페이스의 내부거래 매출이 95억8900만원에서 123억2600만원으로 늘어났다. 


게임기업은 산업 특성상 이미 게임 자회사와 모회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90% 이상을 상회한다. 이를 감안하면 비게임 영역에 있는 자회사들의 내부거래 비중까지 확대됐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내부 효율 증진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내부 의존도 심화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해석될 수 있다. 아울러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공산도 함께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


▲넥슨재단 주최의 '게임을 게임하다/invite you_' 전시회장 한켠에 소호브릭스가 제작한 도토리 형상의 블록들이 전시돼 있다.


이 같은 계열사를 통한 다른 계열사 사업지원 움직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보조블록 제조기업 소호브릭스가 최근 넥슨재단과 브릭세트 제작과 관련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당초 4억1500만원 규모로 체결됐던 해당 계약 건은 사업진행 과정에서 보다 많은 블록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말 계약금액이 5억6100만원으로 증액됐다. 이는 소호브릭스 작년 연매출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블록들은 넥슨재단이 온라인게인 25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전시회 중 '바람의나라' 도토리 조형물로 제작됐다. 특히 이번 넥슨재단과의 거래는 소호브릭스 설립 이래 넥슨 관계 법인과 맺은 첫 억 단위 공급계약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소호브릭스는 2017년 넥슨그룹의 지주회사인 NXC와 시스템 브릭 공급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적 있지만 비교적 적은 금액인 2500만원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지난해엔 관계사간 대규모 공급계약 건이 한 건도 없었고, 연간 누적으로 NXC에 800만원, 넥슨코리아 400만원, 넥슨스페이스에 50만원 규모로 간헐적 판매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2016년 12월 설립된 소호브릭스는 어린 시절부터 레고 마니아였던 김정주 NXC 대표의 관심이 투영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올 들어 영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배경 또한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모회사 NXC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NXC는 작년 12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소호브릭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총 7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유상증자 목적이 운영자금 마련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소호브릭스의 사업 확대 기조에 맞물려 관계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소호브릭스는 내부적으로 블록 관련 조형물 설치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기관, 창작자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소호브릭스, 넥슨재단 계약 1건으로 이미 작년 연매출 85% 채워


김 대표의 가족회사 와이즈키즈도 최근 들어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은 크게 줄여 나가는 모습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준·대기업집단 소속 그룹 중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회사(상장사 30%)를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한다. 해당 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을 넘을 경우 제재할 수 있다.


와이즈키즈는 김 대표의 미성년 두 딸이 지분 50%씩 나눠 갖고 있는 기업이다. 넥슨이 2017년 9월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와이즈키즈는 자연스레 총수일가 사익편취 제재 대상에 오르게 됐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와이즈키즈의 지난해 매출은 신사업으로 추진한 스마트폰 거치대 '레트로덕'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년대비 3배 넘게 반등했다. 또 올해는 무선충전 기능을 더한 신제품 '레트로덕Q'를 밀고 있는데, 여기엔 넥슨컴퍼니 계열사들의 도움도 알음알음 보태지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 진행된 넥슨재단의 전시회 관련 미디어 간담회 현장에서도 와이즈키즈의 신제품 '레트로덕Q'이 기념품으로 제공됐다. 이미 제작된 완성품을 구입한 형태라 별도의 공급계약은 미체결, 공시의무를 지지 않았지만 해당 행사에만 최소 100개 이상의 제품이 납품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제품의 펀딩가격은 약 4만원, 시중가격은 5만원 대로 형성돼 있다. 


다만 와이즈키즈의 사업 확장이 보다 본격화되더라도 사익편취 제재 탓에 내부거래 비중은 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넥슨은 2017년 41.27%이던 와이즈키즈의 내부거래 비중을 지난해 공정위 제재 턱걸이 수준인 11.74%로 30%포인트(p) 가량 낮췄다. 넥슨 기업집단 21곳 가운데 총수일가가 직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와이즈키즈(지주사 제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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