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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부리는 한국기업…‘돈’ 버는 일본 유니참
이호정 기자
2019.07.22 09:51:23
현 LG생건까지 한국 내 파트너 3차례 교체, 최근 5년 수취액 순익의 43%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일본 유니참은 한국과 끈질기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26년째에 접어들어 절대적 시간도 길지만, 이 기간 동안 파트너를 세 번이나 갈아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파트너가 재주를 부려 매년 수십억원의 현금을 안기고 있어서다. 현 파트너사인 LG생활건강의 뛰어난 장사 수완에 일본 유니참은 작년만 해도 60억원을 로열티 및 배당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기저귀와 생리대 등 지류용품 제조사인 일본 유니참은 1994년 쌍용그룹(쌍용제지 및 쌍용 일본법인)과 각각 50억원씩 출자해 합자법인 ‘쌍용유니참’을 설립하며 한국과 연을 맺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 제품의 품질이 한국산보다 좋았기에 쌍용유니참은 설립 직후부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양사의 끈끈한 파트너십은 1998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공중분해 되면서 4년여 만에 끝맺음 됐다. 일본 유니참은 이에 1999년 사업재건을 위해 사명을 유니참으로 변경하고 4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때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이 유니참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 유상증자에 14억원을 납입하며 새로운 파트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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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제당의 유통네트워크와 일본 유니참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양사의 신혼은 달콤했다. 합을 맞춘 지 2년 만인 2000년 합자법인인 유니참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6%나 증가한 359억원을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 5억원에서 1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사의 단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매출액의 경우 2001년 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감소한 이후 파트너십을 종결한 2005년(310억원)까지 연평균 2.3%씩 감소추세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부의(-) 흐름을 보이며 이 기간(2001~2005년) 7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입장에선 얻는 것 없이 공만 들이는 상황이 지속 연출되자 사업에 손을 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의 경우 사업을 영위한 7년간 유니참으로부터 판매촉진비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은 게 전부인 반면, 일본 유니참은 로열티와 이자비용 등으로 127억원이나 지급받았다. ‘재주’는 CJ제일제당이 부리고 ‘돈’은 일본 유니참이 벌어갔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유니참의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헛소문에 불과했다. 2006년 2월 유니참의 자본금을 300억원으로 증자하는 과정에서 LG생활건강이 일본 유니참의 구주 49%를 매입하며 한국 내 세 번째 파트너로 뛰어들어서다.


당시 LG생활건강은 “국내 생리대와 기저귀 시장은 각각 3000억원(2005년 기준) 규모며 향후 성장성도 높은 시장이라 강력한 마케팅력을 보유한 자사와 지류 관련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일본 유니참 모두 서로의 역량이 필요하다 판단, 합자법인인 LG유니참을 설립하게 됐다”며 “2010년 30%의 마켓쉐어를 확보해 업계 2위 지위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니참 설립과 동시에 양사는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했다. LG생활건강은 LG유니참이 생산 및 수입하는 제품을 한국 내 독점판매 하고, 일본 유니참은 기술지원과 개발을 담당키로 했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덕에 LG유니참은 목표보다 한해 빠른 2009년 국내 지류용품 시장에서 2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2위 회사로 성장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LG유니참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영업적자를 기록한 해가 2007년 한번뿐이란 점이다. 이 회사는 설립 첫해였던 2006년 4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후 2007년 3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2008년 다시 25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후 2009년(771억원)부터 연평균 25.5%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마찬가지다. 2006년 354억원에서 출발해 연평균 12.5%의 신장세를 기록한 끝에 지난해 1354억원으로 12년 새 282%나 불어났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일본 유니참이 LG유니참으로부터 받아간 돈도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2014~2018년)만 봐도 로열티로 190억원, 배당금 60억원, 기타 4억원 등 총 254억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LG유니참이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순이익(595억원)의 42.7%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LG유니참이 사회공헌활동에는 예나 지금이나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니 ‘국부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5년간 기부금 총액은 2억6100만원으로 순이익의 0.4%에 불과하다. 최근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LG유니참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유니클로와 아사히 등 일본산 제품의 판매량이 7월 2주간 30% 이상 줄어든 것을 고려할 때 LG유니참의 브랜드 제품인 ‘쏘피 바디피트’와 ‘마미포코’ 등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LG유니참 제품의 경우 다른 브랜드보다 일본색이 짙어 불매운동에 따른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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