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분석’을 분석하다
은행권 “뱅크런 가능성 낮다”
⑤ 지급주체의 불완정·태환 신뢰부족 꼽혀...블록체인 업계 "중앙은행도 위협"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가 뱅크런을 야기할 만큼 파급력이 있을까? 금융당국, 은행권, 블록체인 업계는 각각의 입장에 따라 미묘한 시각차를 보인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금융 또는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법정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려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융연구원도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수차례 평가절하를 경험한 아르헨티나를 예로 들며 리브라가 출시되면 금융취약국에서 대규모 인출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우려를 표했다.


은행권은 다소 회의적이다.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 종사하는 전자금융 연구원 대부분은 리브라가 쓰인다고 해도 뱅크런 발생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근거로 ▲지급주체의 불완전성 ▲태환의 낮은 신뢰성 ▲각국 금융규제 장벽 ▲소규모 자금이동 등을 이유로 들었다.


디지털금융을 연구하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법정화폐의 경우 신뢰성있는 태환을 보장하나, 법정화폐를 리브라로 전환하였을 때 태환의 신뢰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법정화폐는 중앙은행이 지급을 보증한다. 리브라의 지급을 보증하는 곳은 페이스북이다. 만약 페이스북의 사업이 좌초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리브라의 달러 교환을 담보하기 어려워 금융소비자가 신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뱅크런의 발생 원인은 은행의 신뢰와 신용도가 최악의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지 새로운 지급수단만으로 뱅크런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금융취약국에 한해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흥국 중 화폐불안정 국가 일부는 가능성이 있으나, 선진국등 금융안정화 국가에서 큰 이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리브라와 기초자산 연동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확인되면 금융취약국에서 발생한 뱅크런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블록체인 업계의 중론이다. 시중은행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은 "리브라에 대한 일반 대중의 수용성이 확대되는 경우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다반사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는 리브라의 자유로운 환전과 신속한 해외송금에 주목했다. 리브라의 출현으로 국제 자본에 대한 금융당국의 정책적 대응력이 제약되며, 국가 간에 대규모 자본이동이 이뤄지고 환율 및 자산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은 나아가 기존 통화정책으로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을 냈다. 결과적으로 리브라가 법정화폐를 흡수할 것이란 예측이다.


은행권과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 대다수는 '리브라의 초월성'을 이유로 들며 국가가 대응하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가제도와 국제적 협약에 의해 이루어지는 국제 송금 등의 업무는 리브라와 같은 사기업 중심의 디지털 자금에 대한 대응력이 아직 미약하다”고 말했다.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학장은 “리브라의 화폐 공간은 전 세계인데 각국의 규제는 국경으로 제약돼 있다. 국제 협력하에 진행된다고 해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가 간 기술격차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제국주의’의 저자인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국경을 초월한 기술은 일관된 정책 대응에 제약이 있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안주현 변호사는 “현재 금융관련 규제 체계가 암호화폐를 전제하고 마련된 것이 아니다. 암호화폐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 등으로 국제 공조 역시 어려운 측면이 있어 금융당국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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